대만·일본 패널업체들이 40인치 LCD 패널 생산을 급격히 줄이면서 최근 40인치 패널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반짝 수혜를 입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TV 시장에서 40인치 제품 비중이 급감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40인치 LCD 패널 시장에서 최대 18%까지 점유했던 대만 CMI가 최근 39인치 LCD 패널 생산에 집중하면서 40인치 생산량을 대폭 축소했다. 대만 AUO도 40인치 패널 출하량을 줄이고 일본 샤프의 대형 LCD 패널 출하량까지 감소해 40인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신 40인치 패널 출하량 비중을 늘려간 삼성디스플레이는 시장 점유율이 급증했다. 40인치 LCD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48%에서 올 1분기에는 76%까지 치솟았다.
40인치 패널 출하량이 갑자기 감소한 것은 CMI의 영향이 가장 크다. 그동안 CMI는 6세대(1500×1800㎜) 라인에서 모니터와 스마트패드(태블릿PC)용 LCD 패널을 생산했으나, 최근 39인치 중심으로 전환했다. 대신 40인치 LCD 패널을 생산해오던 7세대(1870×2200㎜) 라인에서 모니터와 스마트패드용 LCD를 만들기로 했다. 게다가 7세대 LCD 라인에서 50인치 TV용 패널 생산량이 늘어나며 40인치 비중은 더욱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작년 1분기 120만대였던 CMI의 40인치 패널 출하량은 올 2분기 35만대로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40인치를 생산했던 AUO와 샤프도 출하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AUO는 지난해 1분기 76만대에서 올 1분기 42만대로 차츰 줄여나갔다. 샤프의 출하량도 같은 기간 135만대에서 45만대로 하락했다. AUO는 40인치보다 42인치를 꾸준히 늘려가는 추세다. 샤프는 전체적으로 출하량이 줄고 있다.
CMI가 39인치에 주력하는 이유는 중국 TV 제조사들 때문이다. 크기는 비슷하면서도 가격을 상대적으로 더 낮춰 39인치 TV를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CMI는 지난해 4분기부터 39인치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당시 출하량은 29만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 2분기에는 1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AUO도 2분기부터는 39인치 패널 시장에 본격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40인치 TV를 생산해온 삼성전자와 소니는 앞으로 40인치 LCD 패널 공급량의 대부분을 삼성디스플레이에 의존할 것으로 관측된다.
40인치 패널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 4월부터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지며 이달 들어서는 전월 후반부 대비 무려 5달러(2%)나 뛰어올랐다. 40인치와 함께 42인치 LCD 패널 가격도 동반 상승세다. 42인치 패널 가격 상승 역시 중국 TV 제조사들의 42인치 출시 증가와 맞물려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40~42인치 패널 공급이 달리는 현상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장기화될 것인지는 8월 이후가 되어야 알 것 같다”며 “8월까지는 연말 수요를 겨냥한 패널 구매로 인해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40인치 패널 출하량(단위:만대)
자료:디스플레이서치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