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중년층도 스마트 기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거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으로 TV를 보는 아주머니,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패드로 PDF 파일을 보며 일찌감치 업무를 시작한 아저씨는 더 이상 신기하지 않다.
노년층은 어떨까. 흔해진 영상통화 기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노년 인구가 얼마나 될까 싶다. 스마트 기기가 발전할수록 세대 간 격차는 점점 커진다.
정부의 디지털 실버 세대 지원 노력은 꾸준하다. 한 지방자치단체는 노년층을 위한 PC 교실을 지난 수년 간 운영하고 있다. 카메라 강좌에는 사진 찍기를 새 취미로 삼은 노년층이 몰린다. 스마트폰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강좌도 인기다.
최근 여수 엑스포를 방문했다. 초·중·고등학교 단체 관람객은 물론이고 가족·친구들과 행사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많았다.
단연 눈에 띈 사람들은 단체 관광으로 엑스포를 찾은 노인 관람객들이다. 이들은 두 시간 넘게 기다리는 긴 대기 줄까지 감내하며 엑스포를 즐겼다.
여수 엑스포는 대자연을 바탕으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새 볼거리를 제공하는 첨단 전시회다.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야 큰 감흥이 없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노년층에는 전혀 새로운 경험이자 파격적인 볼거리일 것이다.
디지털과 스마트 기기는 기존에 없던 새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그런데 친구나 옛 직장 동료의 일상을 무선 인터넷 환경에서 공유할 노년층 인구가 과연 얼마나 될까.
스마트 기기는 점점 복잡해진다. 채널과 음량 버튼만 알면 되는 `바보상자`는 이제 배우지 않으면 쓰기 힘든 스마트TV로 바뀌었다. 조만간 스마트TV 사용 강좌도 나올지 모를 일이다.
노인 전용극장으로 유명한 서대문 아트홀이 조만간 사라질 위기다. 몇 안 되는 노인 전용 문화시설이 경제 논리에 밀려 자취를 감추려 한다.
디지털로 소통하고 디지털 콘텐츠로 새로운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디지털 실버 세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때다.
배옥진 전자산업부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