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성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해온 통신 3사와 NHN, 다음 등 주요 콘텐츠제공업체(CP)가 `스마트 네트워크` 사업에서 손을 잡는다. 대립보다 상생을 위한 `망 공존` 해법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NHN, 다음, CJ헬로비전, 다산네트웍스, 유비쿼스 등 통신업계와 CP 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스마트네트워크 사업협의회`가 12일 출범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운영위원으로 참석하고 지능통신기업협회가 사무국을 맡는다.
협의회는 콘텐츠 전송기술을 상용화 하는 한편, 케이블TV와 통신장비업체까지 망라한 차세대 네트워크 생태계 모태 역할을 맡는다.
협의회는 우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네트워크 과제 결과물 상용화를 지원한다.
ETRI는 네트워크 곳곳에 스마트 컴퓨팅 기능을 내장한 마이크로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두고 빅데이터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스마트노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KAIST 역시 이와 유사한 차세대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인스트럭쳐(CDNI) 개발에 한창이다.
협의회는 운영위원회와 기획전략, 기술, 표준, 비즈모델 등 4개 분과를 두고 ETRI와 KAIST 원천기술을 이용한 상용제품 및 솔루션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기술 분과는 국내 중견, 중소 네트워크 업체도 대거 참여할 수 있게 문을 개방했다. 통신사와 CP가 각각 입맛에 맞는 스마트 네트워크 플랫폼을 만들고 표준화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협의회 구성은 미래 네트워크를 위한 업계의 자발적 참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네트워크 주도권을 놓고 대립 중인 통신사와 CP 진영이 공동으로 상용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초반에는 각자 필요한 부분에서 상용화에 집중하지만 사업이 고도화 될수록 공통 아이템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준혁 지능통신기업협회 사무국장은 “통신, 플랫폼, 장비 사업자 요구사항을 정립하고 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의의가 있다”며 “스마트네트워크 시장 선점을 위한 국제표준 지원, 정보교류,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