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 "예상치 못한 복병, 아이폰" 왜?

이석채 "요금 규제가 이 정도 압박일 줄은 몰랐다"

“요금 규제가 그렇게 연이어 압박이 될 지 몰랐다.”

이석채 KT 회장이 KTF 합병 3주년을 맞아 31일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 3년간의 `예상치 못한 복병` 세가지를 꼽았다. 요금인하 압박과 데이터 트래픽 폭증·아이폰이다.

Photo Image

이 회장은 “(요금규제와 함께) 3년 새 153배가 넘는 데이터 폭발은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네트워크 투자 수요는 터져 나오는 데이터 트래픽을 따라가지 못했고,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지는 통신사 고유 공식이 무너졌다”고 썼다. 또 “혁신의 아이폰을 도입했지만, 우리는 두 재벌회사가 그렇게 강력한 차단에 나설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삼성과 SK의 지난 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각고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단합된 힘과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로 시장에 약속한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의 재무적 목표를 달성했다”며 “BC카드·KT스카이라이프·넥스알·엔서즈와 같은 비통신 분야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기업도 인수했다”고 썼다.

난관을 겪었던 2G 서비스 종료와 후발주자로서 LTE 시장 따라잡기에 대한 격려도 했다. 이 회장은 “2G 서비스 종료 과정에서 보여준 임직원들의 담대한 도전과 끈기, 소송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극복해 낸 투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하루 1000개가 넘는 LTE 네트워크 과정을 보았다”며 “업계도 잘못된 선택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던 IPTV 또한 여러분이 성공시켰다”고 격려했다.

낮은 주가에 대해서는 “통신업계 사정이 다 비슷하지만 우리 회사에 관한 한 아직 단언하기 이르다”며 “글로벌 기업 BT도 한때는 우리처럼 주가가 어려웠지만 글로벌 사업이 시장의 평가를 제대로 받으며 다시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통신사에게 글로벌은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우리는 결국 남아공에 발을 디뎠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우리 상품을 판매했다”며 “지분을 넣고 인수하는 전통적 방식이 아닌 지난 3년간 노하우를 전하고 우리의 `가상상품`을 판매하는 전혀 다른 형태의 글로벌 진출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진이 100% 옳을 순 없지만 임직원이 지켜보고 함께 한다면 옳은 길을 갈 수 있다”며 “자부심이 되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끝을 맺었다. KT는 지난 2009년 6월 1일 KTF 합병을 완료하고 이 날을 창립일로 기념하고 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