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우산공제, 스타트업 패자부활 발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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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체 대표 박정태(가명)씨는 최근 불가피하게 대표직을 내놓았다. 막막한 그에게 재창업 희망을 던져 준 것은 노란우산공제기금이다. 지난 2008년 3월부터 매월 70만원을 부금으로 납부했고, 이를 통해 3300만원을 받은 것. 박 사장은 “어려울 때 재창업에 큰 힘이 됐다”며 “다시 사업을 시작하면 노란우산공제에 바로 가입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제도가 스타트업 창업가에게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제도는 소기업·소상공인 생활안정과 사업 재기를 위해 마련했다. 매월 일정 부금을 납부하면 공제사유 발생 시 일시금을 지급한다. 공제사유로는 폐업, 사망, 부상·질병에 따른 퇴임, 노령 등 다양하다. 무엇보다 압류나 양도·담보 제공이 금지된다. 납입 부금에 대해서는 연 300만원을 추가 소득공제한다. 중기중앙회는 지난 2007년 9월 이 사업을 시작했다.

현준 중기중앙회 노란우산공제팀장은 “개인사업자는 일반 직원과 달리 본인을 위한 퇴직연금제도가 마땅히 없다. 국민연금을 수령하려면 60대 중반까지 기다려야 하고, 조기 수령 시에는 금액이 크게 낮아진다”며 “갑자기 폐업하게 될 때 생활안정자금으로서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재창업 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이라는 3중 보장장치를 갖춘 일반 직원과 비교해 안전망이 취약한 사업자를 위해 적절한 제도란 설명이다.

중기중앙회는 제도가 청년 스타트업 기업에도 사회 안전망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스타트업 창업 열풍 속에서 불가피한 실패자에게 재기 발판이 될 것이란 기대다. 현 팀장은 “업력을 기준으로 볼 때 신규 창업자 폐업률이 다른 기업과 비교해 크게 높다”며 “적게는 5만원부터 납부를 할 수 있는 만큼 스타트업 창업자도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중앙회는 2010년부터 업력 제한 없이 등록 사업자 모두가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이 같은 분위기에 가입자도 꾸준한 증가 추세다. 지난 2007년 4014건(29억9000만원·이하 부금)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1만409건(353억5000만원)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2009년 1만9800건(859억3000만원), 2010년 3만3106건(1716억5000만원), 2011년 6만7591건(2987억8500억원) 등 지속적으로 가입자가 늘었으며, 올해 들어서도 5월 28일 기준 1만6400여건에 달한다. 중기중앙회는 296만 소기업·소상공인 대비 가입률이 4%대로 비슷한 제도를 보유한 일본의 36.8%와 비교해 크게 낮은 만큼, 앞으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봤다.

올해 말까지 누적기준으로 20만건에 부금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표】연도별 노란우산공제 가입 및 부금 조성액 추이 (단위:건, 백만원)

※자료: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 스타트업 패자부활 발판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