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전자시장 표준화 주도권, 산업 주도권으로 이어가야

세계적인 인쇄전자 선진국이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이 표준화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표준화 주도권은 자국 기술을 표준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으로, 향후 산업 전반을 주도할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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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도로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기술위원회(TC)를 설립할 때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반대 의사를 표한 것도 이런 이유다. 실제 TC 설립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면서 주요 반대국도 자신들에게 국제임원(공동의장, 분과의원장, 분과간사 등) 역할 배려를 요청해 올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급변했다.

21일 국제 심포지엄이나 22일 TC119 등 한국에서 개최되는 인쇄전자 관련 행사나 국제 표준화 회의에 세계 각국이 주목하는 이유다.

◇미래 전략산업 `인쇄전자`=인쇄전자는 전도·절연·반도체 등 다양한 성질을 갖는 전자잉크를 필름, 유리, 종이, 절연기판 등에 인쇄해 전자 소자·제품을 만드는 산업이다. 기존 전자소자 제조 공정 대비 저비용, 대면적화, 저온·고속·단순·친환경 공정이 가능하고 기존 제조공정으로 다루기 어려운 다양한 유기 전자재료 활용이 가능해진다. RFID, 스마트 태그, LCD, OLED 생산공정 부분적용을 시작으로 디스플레이, 박막태양전지 등 무궁무진한 시장창출이 가능하다.

주요 선진국이 인쇄전자 표준화에 민감한 이유는 연평균 4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 전문기관(IDTechEX) 자료에 따르면 작년 3억7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시장이 2020년 551억달러, 2030년 3조400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시장 이미 제품 출시=일본,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은 이미 인쇄전자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했거나 올해 안에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은 산·학·관 국책 연구 프로젝트인 `퓨처비전` 사업을 통해 인쇄전자기술을 개발한다. 인쇄전자 관련 기술, 특허 등 해외 유출 금지도 추진 중이다. 샤프, 토판프린팅, 스미토모, 세이코-엡손 등이 대표적 기업이다.

미국도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를 통해 인쇄전자 제품과 생산 장비 연구를 수행한다.

스웨덴, 영국, 핀란드, 독일 등 유럽 주요국도 인쇄산업을 이끌던 기관들과 반도체 공정 관련 기업이 관련 연구를 진행한다. 스웨덴, 핀란드 등은 이미 국내 인쇄전자 전문가 그룹과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도 대규모 정부지원과 반도체 관련 기술을 토대로 활발하게 연구중이다.

◇한국 표준화 주도권은 잡았지만, 산업화는 아직=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소재부품 기업들이 앞 다퉈 관련 공법과 제품개발에 한창이다. 특히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태양전지, OLED, 조명, 사이니지, 터치스크린패널(TSP), 스마트 태그, 유기태양전지,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공정 대체 움직임이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잉크젯 인쇄법과 롤 인쇄법을 적용한 LCD용 컬러필터를 인쇄하고 공정을 개발 중이다. LG전자도 PDP용 형광체 인쇄공정에 적용하고 있으며 LG화학과 LGD도 인쇄법을 통한 컬러필터 제조공정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소그래피 공정을 인쇄공정으로 대체하는데 필요한 잉크소재와 프린터 개발 및 본격적인 상업화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표준화 주도권을 잡았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해 상업화 수준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가진 만큼 표준화 선도를 계기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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