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6일 패닉셀링(패닉상태서 매도주문을 내는 것)을 당했다.
이같은 `삼성쇼크`에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한국 증시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 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식은 이날 전날보다 8만1000원(6.18%) 떨어진 123만원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0월 24일 기록했던 13.76% 이후 3년 7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 동안 삼성전자 주식 25만3593주를 내다팔았다.
그동안 우리 증시를 떠받치던 삼성전자가 무너지면서 코스피지수도 직격탄을 맞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1840선을 가까스로 지키며 1840.53으로 마감, 전날보다 무려 3.08%(58.43포인트)나 떨어졌다. 하락률은 올해 들어 최고치다.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1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21% 떨어진 것에 비하면 턱없이 큰 낙폭이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한국 증시 비중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 반도체업종을 대표하는 SK하이닉스도 8.89%나 빠지면서 급락세에 동조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1059조원으로 줄어들어 전날 1093조원에서 하루사이에 34조원이 증발했다.
삼성쇼크와 그리스 충격의 양대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대규모 매도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인 499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이날까지 모두 2조7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이슈는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면서 다만 그리스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우리 증시 흐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문제가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아 해결국면이 나올 때까지 지수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현재는 투자자 심리가 패닉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번에 1800선을 지켜내는가가 당분간 증시 흐름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