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전 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비중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소 제조업체는 오히려 줄고, 규모도 영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중소기업정책 한계가 노출됐다는 점에서 정부 지원자금과 프로그램을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식경제부는 15일 발간한 `실물경제 동향 제2호` 보고서를 통해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 이 같이 평가하고 정책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수와 비중은 1994년 236만개(99.3%), 2006년 294만개(99.9%0, 2009년 306만개(99.9%)로 증가했다.
하지만 중소제조업체는 2006년 33만4000개에서 2009년 31만8000개로 감소했다. 중소 비제조업체가 같은 기간 261만개에서 274만개로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제조업 중 20인 이상 기업은 감소했지만 5~19인 기업 비중은 1990년 60.6%에서 2009년 75.4%로 매년 증가 추세다.
대기업 대비 중소 제조업 생산성도 하락했다. 대기업을 100으로 봤을 때 1999년 36.4에 해당하던 것이 2009년 32.9로 낮아졌다. 2000년 25%가 넘던 퇴출 비율이 10%이상 낮아졌다. 퇴출해야 할 저생산성 업체가 각종 정책으로 연명하면서 혁신을 주도할 신규기업 진입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체수가 증가한 음식·숙박, 운수업 등 비제조업 소상공인도 영세화가 심화됐다.
지난 2010년 통계에 따르면 소상공인 60%가 월평균 매출 400만원 이하였다. 작년 8월 기준 조사에서는 소상공인 89.4%가 매출이 정체나 하락했고, 90.6%는 순이익이 정체나 감소했다. 이런 소상공인 문제도 제조업 약화로 인한 고용창출력 저하로 인해 비제조업에 인력이 몰리고 영세화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지경부는 이런 문제가 제조업과 비제조업 구분 없이 중소기업이라는 하나의 틀로 접근한 획일적 정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소제조업 정책자금은 업종·성장가능성 평가 없이 형평성 차원에서 선착순 집행됐고, 소상공인은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없이 방치됐다는 평가다.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정부 중소기업 지원예산은 79.6%나 증가했지만 이런 시혜적 재정 지원이 오히려 중소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A중소기업는 2010년 매출이 7억6000만원인데 이 중 3억8000만원이 정부지원 자금”이라며 “중소 제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와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중소기업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소 제조업 기반 확대를 통해 자영업·소상공인 과잉인력을 흡수하는 한편, 소상공인은 다양한 업종 특성을 고려한 체계적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주요국 제조업 사업체 중 10인 미만 업체 비중
*자료: 지식경제부
업종별 소상공인 사업체수 증감규모(2007~2009)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