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아홉 차례에 걸쳐 5세대(5G) 지식통신서비스가 그려나갈 미래 지식사회 변화상과 중장기 과제를 점검했다. 우리 주변 모든 사물이 서로 연결되는 환경을 구현하고 자율적인 지식 생성·전달·가공이 이뤄지는 지식통신 시대를 예상했다. 차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은 신경 조직 같은 그물망을 통해 연결된다. 다양한 경험과 사고를 기반으로 광범위한 지식을 제공한다. 주변 상황에 빠른 적응력을 보이는 생명체 신경망처럼 스스로 생각하는 인터넷으로 진화한다.
지식통신 환경 아래 모든 사물은 끊임없이 사용자 중심 데이터를 생성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통신서비스가 우리 일상 생활을 돕는 유기체로 거듭나는 것이다. 앱 마켓플레이스는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인간 지식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식스토어`로 진화할 전망이다. 사람간 소셜 네트워크가 확장되어 사람과 사물이 교감하는 세상을 만들어간다.
대용량 클라우드 서버와 사용자 중심 자율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연동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인간이 필요로 하는 지식을 끊임없이 가공·생산한다. 지식 콘텐츠 활성화는 소프트웨어산업에 기반하기 때문에 기존 하드웨어 중심 이동통신 기술을 혁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식 콘텐츠 개발과 지식 컨설팅 등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위주로 4차 산업 연구개발(R&D) 체계를 갖춰야 한다.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는 폭증하는 단말기와 트래픽도 감당해야 한다. 다양한 지식서비스를 원활히 지원할 수 있도록 기존 3G, 4G 네트워크와는 다른 큰 틀의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
5G 지식통신 네트워크 시스템은 현재 4G 이동통신 시스템 대비 1000배 용량을 지원한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 1조개 사물이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돼 모든 사물이 지능을 갖춘 이동통신 환경이 구현된다.
지금보다 더 넓은 주파수 대역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모든 사물에 저전력 경제성을 갖춘 통신·센싱·정보 처리 기능이 뒷받침돼야 한다. 사람 중심의 스마트폰 세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지식 통신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식통신 서비스를 통해 현 사회가 안고 있는 고령화, 저출산, 빈부격차 등을 해결할 수 있다. 정보와 지식 부족이 더 이상 사회적 약자를 소외시키지 않는 보편적 복지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지식통신 기술은 사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면서 인간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로 발전할 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지식통신 기술 개발을 가속화해 대한민국 ICT 글로벌 리더십을 이어가는 것도 과제다. IT 분야에서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 학계, 산업계가 힘을 모아 앞으로 다가올 지식통신 기술 개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모바일 지식통신 콘텐츠, 서비스, 네트워크 원천기술, 플랫폼 기술을 고르게 준비해야 한다.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국제행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차세대 지식통신 기술 홍보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 5G 지식통신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한다면 국민소득 4만달러와 선진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디딤돌을 놓을 수 있다.
조동호 KAIST 부총장 dhcho@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