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오디오 시장에서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가 애플 `에어플레이(Airplay)`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핫스팟·라우터·액세스포인트(AP)가 없어도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음향기기 업계는 스마트폰을 직접 꽂는 도킹 스테이션 방식이나 AV리시버에 애플 에어플레이 기능을 적용하는 식으로 오디오 재생 기술을 구현해왔다. 그러나 최근 업계의 시선은 와이파이 다이렉트에 쏠리고 있다. 에어플레이의 강력한 독점 구도를 깰 대항마로 주목받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애플의 폐쇄성이 장벽=네트워크 오디오 재생 기술에서도 애플의 극단적인 폐쇄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선 에어플레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애플의 까다로운 인증이 필수다. 인증을 위해서는 미국·대만 등지의 애플 지정 인증기관에 보내 검사를 받아야한다.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일본 모 음향기기 설계자는 “애플이 시험 내용은 알려주지만 정작 시험 장면은 공개하지 않아 문제점 대응이 힘들다”며 “애플 인증 기준이 까다롭다는 것은 정설”이라고 토로했다.
애플이 칩셋을 독점 공급받고 있는 것도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다. 에어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네트워크 솔루션 전문회사인 브리지코(BridgeCo)의 애플 호환 네트워크 칩셋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른 업체는 에어플레이 칩을 개발할 수 없어 사실상 독점 공급 체제다. 완제품 업체는 에어플레이를 구동하기 위해 칩 셋 단가가 높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구매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브리지코 칩셋을 사용하지 않으면 인증해 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방성이 장점인 와이파이 다이렉트=와이파이 다이렉트의 장점은 개방성과 편리성이다. 에어플레이처럼 기술을 관리하는 와이파이 얼라이언스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애플보다 절차가 간소하고 국내 지정 연구소에서도 인증받을 수 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칩셋 독점 공급 구도도 깰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 OS에서 구동할 수 있는 점 또한 매력이다. 아이폰과 갤럭시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시장 양강 구도에서 오디오 업계가 iOS와 안드로이드를 아우르는 네트워킹 오디오 재생기술에 고심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iOS에서도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기기 간 연결을 위한 별도의 장비가 없어도 된다. 지금까지 무선망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AP가 필요했다. AP 없이도 기기간 직접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것이다. 에어플레이도 동영상 콘텐츠를 재생하기 위해서는 애플TV가 필요하다. 기기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블루투스도 동영상을 지원하지는 못한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이용하면 재생기기에 직접 데이터를 보내 스트리밍 방식으로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또한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지원하는 여러 대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국내 음향기기 업계 관계자는 “아직 개발 단계지만 수년 내 와이파이 다이렉트가 네트워크 오디오 재생기술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트워크 오디오 재생기술 구분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