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미래다]<1부>멘토가 필요하다 3. 송영길 인천시장

인천시는 지난해 5월 인천을 전국에서 가장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제물포스마트타운(JST)`이라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시장에서 성공할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게 자금·사무 공간·교육 등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전국 예비 창업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인천시는 지상 15층 규모 창업 지원 전용 건물도 내년 말 완공한다. 허운나 스타트업포럼 이사장이 인천시장실에서 송영길 인천시장과 만나 인천시 창업정책과 창업에 대한 송 시장의 생각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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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인천시장(오른쪽)이 허운나 스타트업 포럼 이사장과 인천시장실에서 창업 지원 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인천=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허운나 스타트업포럼 이사장=세계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창업과 일자리가 세계 경제 이슈로 부상했다. 인천도 창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와 예비 창업자에게 한마디 한다면.

▲송영길 인천시장=안타깝게도 요즘 젊은이는 모험과 도전보다 안정적 직업을 선호하는 듯하다.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 너무 아까운 선물`이라는 말이 있다. 부디 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 모두 의미 있고, 재미를 느끼며,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창업에 성공하기 바란다.

-허운나=좋은 지적 감사하다. 한때 세계가 `평평`해진다는 말이 유행했다. 인터넷 등 첨단 IT와 기기가 발전하면서 세계가 더 가까워지고 동조화된다는 말이다.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면에서 지자체도 창업 정책을 세울 때 세계 경제도 감안한다.

▲송영길=전적으로 동감한다. 창업은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에 활력을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세계적 이슈다. 단순히 중앙정부와 지자체 이슈가 아니다. 실제로 미국과 EU 등 선진국도 저성장에 따른 실업을 해소하고 고용을 창출하고자 기업가 정신 함양과 창업 촉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는 IMF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대기업은 고용이 감소하는 반면에 중소기업은 늘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을 이용한 창업 촉진이 중요하다.

-허운나=화제를 잠깐 돌려보자. 인천시가 돈(재원)이 없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송영길=인천시는 아시안게임과 지하철 부채를 제외하면 부산·대구보다 재정 상태가 더 건강한 편이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국고지원 문제와 지하철 2호선 국고 선투입분 3600억원이 지원되고 일부 자산매각이 성공하면 그동안 누적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일시적 유동성 문제는 특별 세외수입 확보 등으로 풀어갈 계획이다.

-허운나=인천시는 지난해 5월부터 제물포스마트타운(JST)이라는 창업 지원 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사업을 추진하게 된 이유와 배경은.

▲송영길=앞서 이야기했지만 그동안 우리는 대기업 중심 경제정책을 운용해왔다. 하지만 대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에 직면해 있다. 대기업은 더 이상 일자리 창출의 보고가 아니다. 일자리 창출에서 우리가 기대야 할 곳은 벤처기업이다.

인천시는 창업 붐을 조성하고 활성화하고자 △아이디어와 기술 결합 △첨단 IT와 기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창업 지원 시스템 구축 △자족형 벤처 생태계 조성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 △성장 주기별 밀착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시의 3대 핵심사업 중 하나인 `잡 케어(Job Care)`를 구현하는 것으로 JST도 이의 일환으로 추진하게 됐다.

-허운나=올해 인천시가 투입하는 창업 지원 자금과 프로그램은 어떻게 되나.

▲송영길=인천시장에 당선된 후 3대 핵심과제 중 하나가 창업이다. 시는 지난해 50억원, 올해 34억2000만원 예산을 투입해 JST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수한 아이템을 가지고 도전과 열정이 있는 창업 희망자가 성공적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JST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만 34억여원을 편성했다. 창업 의지가 있는 저소득층·금융 소외계층·여성 가장 등 사회 취약계층 자활과 자립을 돕고자 인천형 사회적 창업 지원 시스템인 `함께하는 인천사람들(가칭)`을 설립했다. 여성인력 활용과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자 `여성 예비 창업자 300명 양성` 같은 정책도 시행한다. 우수 기술과 사업성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창업단계 기업의 경영 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천경제통상진흥원에서 300억여원의 자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허운나=지난 3월 JST 창업자 100호가 나왔다. 200호는 언제쯤 나오고 1호부터 100호까지의 활동 상황은 어떤가.

▲송영길=지난해 예비 창업자 199명을 교육했고 112명이 창업했다. 창업 교육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실시해 오는 10월경 200호 창업자가 나올 것이다. 고용은 178명 정도 창출했다. 이들이 올린 매출은 아직 적지만 몇 조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벤처기업이 있는 등 전도유망한 기업이 많다.

지난해 교육생 중 일부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벤처 행사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유스 벤처 서밋(Youth Venture Summit)`, 2011년 독일 뉘른베르크 세계발명전시회, 싱가포르 스타트업 아시아대회 등 각종 국내외 창업관련 대회에서 입상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허운나=JST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시행된 지 1년밖에 안 됐지만 벌써 꽤 많은 성과를 올린 듯하다. 인천시의 전반적 창업 환경은 어떤가.

▲송영길=2000년 벤처 붐 이후 전국적으로 창업보육센터가 꾸준히 증가했다. 2000년 219곳에서 2010년 286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인천은 되레 9곳에서 6곳으로 줄었고 연간 창업보육센터 예산도 3억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창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게 창업 교육, 성공 CEO가 들려주는 경영 노하우 멘토링 같은 창업 위험(리스크)을 최소화하는 정책과 창업 후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일괄된 정책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다른 시와 구별되는 인천시만의 차별화된 창업 지원 요소는 △예비 창업부터 창업 성공까지 7년간 지원(Care)하는 시스템 △우수 아이템은 최고 3억원까지 사업화 자금 지원 △스마트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활용한 창업 지원 시스템 △국내외 창업단체 프라이머와 실리콘밸리 K그룹 등을 활용한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 △중견기업과 공동창업 지원 △순수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사업 추진 △벤처 및 중견기업 취업 알선 등을 들 수 있다.

-허운나=실리콘밸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창업 기지와 산업클러스터가 꽤 있다. 인천시가 모델로 삼거나 지향하는 해외 창업센터가 있나.

▲송영길=딱히 어디를 꼬집어 말하기 뭐하지만 아무래도 실리콘밸리를 많이 참고한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K그룹과 연계해 차별화된 창업 프로그램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형 창업보육 운영을 위해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털, 초기 기업가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투자 유치 행사도 자주 개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보잉 등이 있는 시애틀도 본받을 만하다.

-허운나=신설법인은 얼마나 증가하고 있나.

▲송영길=전국적으로 보면 신설법인 수가 지난해 6만5110개사로 전년(6만312개사)보다 8.0% 정도 늘었다. 하지만 30세 미만 창업자 신설법인은 2008년 전체의 4.0%에서 2010년 5.2%로 늘었다 지난해 4.3%로 감소했다. 인천은 지난해 신설법인 수가 전년(2274개사)보다 17.6% 늘어난 2674개였다.

-허운나=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 생태주기별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JST 사업은 중장기적 지원을 하고 있나.

▲송영길=JST 사업 기본 생각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초기 창업뿐만 아니라 창업기업이 꾸준히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인천시는 예비 창업부터 창업성공까지 `7년간 케어(Care)`하는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창업 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마케팅·기술개발 등을 생애주기별로 지원할 방침이다. 인천시가 시행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지난해 제16회 전국 지역경제 활성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아 이미 전국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허운나=JST 창업 지원 사업의 발전 방안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송영길=지난해 5월부터 창업교육을 실시해 199여명을 교육했다. 이 중 100명이 넘는 창업자를 배출하는 등 짧은 시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양적인 창업보다 질적인 창업이 중요하다. 그래서 창업자 발굴 못지않게 사후관리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선택과 집중으로 성공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집중 지원하고 국내외를 대표하는 스타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허운나=시는 JST 프로그램 외에 어떤 창업과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갖고 있나.

▲송영길=오는 2014년까지 3000여기업의 입주공간을 제공하고 기업의 성장주기별 맞춤형 창업공간과 자금을 지원한다. 창업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교육과 창업성장 주기별 보육과 지원 등 8개 정책 과제와 대학생과 전문계 고교생 창업교육, 예비 창업기술자 집중 양성, 지식산업센터 건립 등 34개 세부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인천을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

-허운나=지자체 수장으로서 창업 붐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에 요청하는 것이 있다면.

▲송영길=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창업 촉진을 위해서는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 인천은 지자체 중 가장 적극적으로 창업 붐 활성화에 노력하는데 중앙 정부와 일부 중복되는 사업이 있다. 각 지자체에서 창업을 전담하는 지원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사업은 공동으로 추진하면 더욱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허운나=마지막으로 예비 창업자에게 한마디해 달라.

▲송영길=퇴직자, 직장인, 주부, 대학생 할 것 없이 창업에 관심을 두고 창업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창업에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천시가 시행하고 있는 JST 사업은 창업 꿈이 있어도 자금, 공간, 정보가 부족해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성공적 창업을 지원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14㎞, 뱃길로 50분 정도 가면 자그마한 두 개의 섬이 이어져 있는 `팔미도`가 있다. 이곳에는 1903년에 설치된 우리나라 최초 등대가 있다. 등대는 한국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팔미도 등대처럼 JST 조성 사업이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희망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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