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스마트패드 세계 공장, 중국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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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 화창베이 한 전자상가의 저가 태블릿 판매 매장. 고객이 다양한 제품의 성능을 시험해보고 있다.

# 스마트패드(태블릿)라고 하면 국내에서는 애플 아이패드와 삼성 갤럭시탭만 떠올린다. 밖에서는 다르다. 다양한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한다.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졌다. 그 중심이 `선전(Shenzhen)` 일대다. 애플·아수스·화웨이·ZTE 등의 생상 공장이 이곳에 있다.

# 세계 최대 전자상가가 있는 선전 화창베이. 용산 전자상가의 수십 배 규모다. 인기 있는 제품은 단연 스마트패드다. 컴퓨터 매장을 운영하는 왕준씨(37)는 “저가를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품 판매가 급속도로 늘었다”고 말했다.

# 선전 북부 아이놀전자(Ainol Electronics)의 스마트패드 공장. 쏟아지는 내수와 수출 물량을 맞추려고 연일 풀가동한다. 300여명 생산직 종업원은 하루 최다 5만대를 만들기 위해 야근이 기본이다. 그래도 쏟아지는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하자 이 회사는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다음 달 완공하면 생산능력은 하루 10만대로 늘어난다.

중국에서도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인기가 높지만 전부는 아니다. 글로벌 브랜드 외에 다양한 로컬 브랜드가 확고한 영역을 구축했다. 중국에서 팔리는 스마트패드 판매량의 60%가량이 저가다. 주목할 것은 저가 브랜드가 단순히 가격 경쟁력에만 의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잘나가는 제품을 단순 모방한 수준을 넘어 제조업체 스스로 브랜드화를 시도한다. 이전에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금형과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 케이스 포장까지 신경쓰면서 조악한 `산자이(짝퉁)`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체감형 게임플랫폼을 개발하는 엔트로피테크의 신의섭 대표는 “삼성과 애플로 대변되는 메이저 시장을 포기한 중국 제조업체는 저가 태블릿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그 나름의 강점을 키웠다”며 “우리 제조업체가 미처 손쓰지 못하는 저가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고 말했다.

업체 성장도 무섭다. 아이놀전자가 이 시장에 진출한 건 불과 6개월 전이다. 그전에는 MP3 플레이어와 PMP를 만들었다. 늘어나는 저가 수요를 파악해 사업을 전환,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주력브랜드 `노보7(NOVO7)`을 320만대나 팔았다. 세계 23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브랜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달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중국산 저가 스마트패드는 곧 세계적인 태풍이 될 전망이다. 구글이 저가 시장 개척에 나섰기 때문이다. 구글 전략의 핵심은 스마트기기용 CPU 설계회사 밉스(MIPS)와의 연대다. 칩 업체들은 설계시장을 독점한 암(ARM)에 막대한 로열티를 준다. 암 기반 CPU 값이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구글은 밉스 설계 기반 CPU 제조업체와 이 칩을 쓴 스마트패드 제조업체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첫 파트너가 중국 인제닉(Ingenic)과 아이놀전자다. 인제닉은 구글 안드로이드OS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 기반 칩을 아이놀전자에 이어 필립스에도 납품하기 시작했다. 라이 인제닉 부사장은 “밉스 CPU가 암 CPU보다 가격과 성능 모두 우수하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라며 “구글 지원 속에 밉스 CPU 기반 제품이 늘어나 저가 시장 파이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왕재민 아이놀전자 대표도 “구글이 직접 밉스 CPU 사용에 따른 기존 소프트웨어와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할 정도”라면서 “한국은 상황이 다르지만 아마존 킨들파이어로 시작한 저가 태블릿 열풍은 구글의 참여로 세계적 추세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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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 화창베이 한 전자상가의 태블릿 판매 매장. 999위안(한화 20만원)의 저가 태블릿이 판매되고 있다.

선전(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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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가 집결지 선전 화창베이. 화창베이 한 전자상가 모습.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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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가 집결지 선전 화창베이. 화창베이 한 전자상가 모습.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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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놀전자 생산라인 모습. 저가 태블릿 생산업체로 변신한 아이놀전자는 최근 몰려드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 증설에 나섰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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