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대만 스마트폰 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일본 시장 진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아시아 3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일본 제품에 비해 평균 1만엔가량 저렴한 일본 시장 전용 모델을 내놓으면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 스마트폰 업체는 현지 생산에 의존하면서 제조 원가 경쟁력이 떨어져 신제품을 출시해도 해외 제품과 가격 차이로 소비자에게 점차 외면 당하고 있다.
닛케이산업신문은 23일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대만 업계가 중저가 제품을 내놓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력 스마트폰을 출시한 일본 휴대폰 업체는 제조 원가가 높아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해외 제품 점유율은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애플을 제외하고 대부분 한국과 중국, 대만 업체 제품이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업체를 포함해 대만 HTC, 중국 하웨이와 ZTE 등이 주역이다. 이들 업체는 글로벌 출시 모델을 일본 시장에 함께 내놓던 관행에서 벗어나 가격대를 낮추고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기능들을 구비한 일본 전용 제품으로 소구하고 있다.
일본전용 제품 출시는 한국 업체들이 가장 앞섰다. 삼성전자는 NTT도코모 전용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은 데 이어 KDDI 전용 제품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LG전자도 NTT도코모 전용으로 공급하던 `옵티머스` 시리즈를 KDDI를 통해서 출시했다.
중국 화웨이와 ZTE도 소프트뱅크와 이모바일 등에 저가 스마트폰을 공급 중이다. 대만 HTC도 가세했다. HTC는 20일 KDDI 전용 스마트폰 `HTC J`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일본 전자화폐 표준인 `펠리카(Felica)` 등을 갖춘 이 제품 가격은 약 2만~3만엔으로 일본 업체 제품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일본 업체 중에는 후지쓰와 샤프 등이 스마트폰을 내놨지만 해외 제품에 비해 가격이 1만엔에서 수만엔 이상 차이가 난다. 대부분 인건비가 비싼 일본 내에서 생산,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생산 물량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나 HTC 등은 연간 5000만~1억대가량 스마트폰을 생산하면서 소재나 부품을 대량 구매해 원가를 낮출 수 있지만 일본 업체들은 수백만대 수준에 불과해 비용 절감이 어렵다.
이에 일본 업체는 자국 내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폐쇄하고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거나 해외 위탁 생산을 늘리고 있으나 아직까지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오타니 노부오 후지쯔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장은 “해외 업체들이 공급하는 중저가 스마트폰들은 기능면에서 고가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다”며 “일본 업체는 기능과 가격뿐만 아니라 부가 서비스 등으로 차별화해야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본·대만 제조사별 일본 출시 스마트폰 가격 비교 (2012년 2월 기준)
(자료 : 닛케이산업신문)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