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72>낯선 세계와 마주쳐라!

환상에 환멸을 느껴야 새로운 상상이 시작된다. 시대착오적 관습과 원칙, 잘못된 신념과 가정 위에 세운 절대 진리와 도덕의 환상을 깨부수는 방법은 환상의 대상에 대한 환멸이다. 그 환멸의 시작이 바로 `망치질`이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이제까지 서양철학의 중심에 서 있던 신 중심 철학을 망치로 부수고 인간 중심 철학을 복권하려고 노력했다. 서양철학의 근간인 형이상학 중심의 철학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점을 천명한 것이다. 형이상학이 만들어낸 것은 모두 거짓말이다. 거짓 환상을 심어준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보라고 외친다. 새로운 삶을 조각하고 싶은 자는 낡은 삶을 지워내야 하듯이, 창의적 성과를 창출하고 싶은 사람은 틀에 박힌 통념과 시대착오적 관행 및 관습을 폐기 처분해야 한다. 과거를 `부정`해야 새로운 미래를 `긍정`할 수 있으며, 전통을 파괴하는 진통이 있어야 새로운 전통이 재정립될 수 있다. 그러나 파괴가 `파괴를 위한 파괴`에 머무르고 새로운 창조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창조적 파괴가 아니라 전복적 파괴나 범법 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파괴가 의미와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새로운 창조로 이어지는 노력이 부단히 뒤따라야 한다. 새로운 창조는 낯선 세계와 마주침으로 일어난다. 익숙한 여기의 세계에서 낯선 저기의 세계로 떠남을 통해서만이 창조의 신천지와 만날 수 있다. 익숙한 과거로부터 과감하게 탈출, 낯선 미지의 세계로 탐험을 떠나기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무사안일의 끈을 과감하게 끊어야 한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무더운 사막을 묵묵히 건너는 순응형 인간에서 현실적 벽에 항거하고 자유로움을 부르짖는 항거형 인간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울부짖는 항거형 인간은 용맹성만으로 뿌리 깊게 박힌 조직적 악습과 관행의 덫을 걷어내기 어렵다. 다가오는 예측불허의 도전에 대비하려면 호기심과 열린 마음으로 미지의 세계를 무한한 가능성의 눈으로 바라보는 어린 아이의 신성한 긍정이 필요하다. 부정도 긍정하면 긍정의 세계로 다가온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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