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자본' 끌어들여 기름값 낮추겠다고?

정부가 석 달 넘게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유통경쟁`이라는 고강도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내 석유판매 독과점체제를 구축한 정유 4사를 견제하기 위해 `삼성 자본`을 끌어들였다. 또 알뜰주유소 사업자의 소득세·법인세·지방세가 일시 감면되고 석유 혼합판매 활성화를 위해 정유사의 전량 구매계약 강요행위를 위법행위로 명시하는 규정을 신설한다. 그러나 이날 대책에는 유류세 인하건을 포함하지 않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19일 `석유제품 시장 경쟁 촉진 및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지식경제부·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먼저 정유 4사 독과점 시장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 삼성토탈을 국내 제5 공급사로 참여시킨다. 삼성토탈은 6월부터 석유공사에 알뜰주유소용 휘발유를 공급하기로 했다. 석유공사와 물량·가격조건 등을 협의 중이다. 삼성토탈은 일본에 매월 3만7000배럴의 휘발유를 수출한다. 다음 달부터 월 8만8000배럴을 추가 생산할 예정이다.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정유 4사 체계가 정유 5사로 개편되는 셈이다.

알뜰주유소 활성화를 위한 범부처 차원의 파격적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알뜰주유소 사업자에 소득세·법인세·지방세가 2년간 감면된다. 기존 주유소 매입·임차 비용과 알뜰주유소 시설개선 자금·외상거래 자금도 지원한다. 알뜰주유소 공급가 추가 인하를 위해 석유공사의 저렴한 월말 현물구매 물량을 현재 20%에서 50%까지 확대하고 해외 석유제품 직수입도 추진한다.

전자상거래용 수입 물량 확대를 위해 3%인 기본관세를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리터당 16원의 석유수입부과금 환급도 시행할 방침이다. 전자상거래용 경유는 바이오디젤 혼합의무를 면제할 계획이다.

석유제품의 혼합판매 활성화 대책도 내놨다. 대형 정유사가 각 주유소와 맺는 전량구매계약 강요행위를 위법행위로 명시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혼합판매 표시 없는 주유소의 혼합판매가 `표시광고법`에 저촉되지 않음을 석유사업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또 석유공사에 `석유제품 유통사업본부`를 올 하반기 설치·운영하기로 했으며 범부처가 참여하는 `석유유통지원센터`를 지경부에 신설해 관련 사항을 전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정유 4사 과점 석유제품 시장의 혁신 없이는 단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가격 안정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정유 4사 이외 신규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유사의 우월적 지위 남용에 따른 불공정행위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했다”고 말했다.

'삼성 자본' 끌어들여 기름값 낮추겠다고?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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