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CEO가 특허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특허전쟁을 벌여온 두 회사가 극적인 합의를 이룰 지 관심이 모아진다.
1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에 합의 협상을 명령했다.
미 법원은 지난 11일 열린 심리에서 두 회사 합의를 명령했으며 17일 양사에 문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소송외분쟁해결기구(ADR)에서 합의 협상을 하겠다고 요청했으며 재판부는 이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협상기한은 90일 이내다.
특히 이번 협상은 법원 중재 하에 양사 최고경영자(CEO)와 최고 법률책임자가 직접 법원에 출두해 이뤄진다.
최지성 부회장과 팀 쿡 CEO가 직접 만나 협상을 하게 되면서 1년간 벌어진 치열한 특허전은 새국면을 맞게 됐다. 대결에서 합의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스티브 잡스 사후 CEO를 맡은 팀 쿡은 특허소송에 다소 온건한 입장인데다 최 부회장 역시 최근 강경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2`에서 “삼성전자나 애플 모두 서로 존중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끝까지 죽기 살기까지야 가겠느냐”며 합의의 여지를 열어놓았다.
쿡 CEO 역시 최근 한 미국 경제지와의 만남에서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소송은 잡스가 선호하는 방법으로 우리는 이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해왔다”며 “안드로이드를 이길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법원이 합의를 유도한 것은 일반적인 절차인만큼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오라클과 구글도 비슷한 특허분쟁에서 합의에 실패해 본격적인 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법원에서 합의 명령을 받아 이행하게 됐다”며 “결과에 대해선 어떤 예측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우성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는 “법원 명령으로 두 회사가 합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며 “양측이 어떤 양보안을 수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