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라인서 최다 6개 차종 동시 생산…'러브콜'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신개념 혼류 생산 기술이 해외 굴지 자동차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공장 한 라인에서 최다 6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유연생산시스템(Flexible Production System)`이 그 주인공이다.
장인성 현대차 생산개발본부 이사는 지난주 열린 `2012 오토메이션 콘퍼런스`에서 “현대차 생산라인에 적용한 자동화 시스템인 `유연 그리퍼(Flexible Gripper)` 기술을 폴크스바겐과 BMW 등이 구입하기 위해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자동차에 이어 자동차 생산 시스템이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이다.
`유연 그리퍼` 기술은 여러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유연생산시스템의 요소 기술이다. 현대차가 직접 개발해 지난해 특허 등록을 마쳤다. 하나의 로봇이 모든 차종의 모든 부품을 각도·높이·위치·너비 등에 관계없이 용접하거나 조립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세계적 차체 콘퍼런스 `오토모티브 서클 인터내셔널(ACI)`에서 이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i40, 엘란트라, 싼타페, ix55 4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해 1분 간격으로 번갈아 출고하는 체계를 발표해 호평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i40는 아우디와 BMW를 제치고 `2011 유럽 올해 차체 기술상` 1등을 차지했다.
장 이사는 “한 대의 차에 약 2만개 부품이 탑재되는데 어떠한 차종도 용접하고 어떤 부품도 집을 수 있도록 해 원가절감 효과와 생산성을 높였다”면서 ”부품 조립 정확도가 0.01㎜ 이내며, 신모델 생산 준비 기간도 기존 12주에서 1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울산2공장에 있는 i40 생산라인은 항상 혼류생산 방식으로 가동된다. 최다 6개 차종을 1분마다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한 라인에서 3~6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현대차 유연생산시스템은 크게 △유연 그리퍼 △유연 로케이터(Flexible Locater) △유연 지그(Zig) 기술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차는 이 노하우를 집약해 전 차종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립 공정용 대차 시스템이라 불리는 완성차 생산시스템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유럽·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대부분 전용 라인에서 정해진 차종을 생산한다.
장 이사는 “시스템 개발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현대차는 후발 주자인 만큼 IT를 바탕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해 세계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목표로 개발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