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64>진짜와 가짜, 타짜와 퇴짜의 대결

세상에는 `가짜`가 참 많다. `진짜`가 되기 어려우니 `진짜`를 흉내내서 `진짜` 행세를 하려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위장된 모습이 `가짜`다. `가짜`는 언제나 바쁘다. `진짜`가 모습을 바꾸면 자신도 모습을 바꾸고, `진짜`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가짜는 진짜의 다음 행선지를 예의 주시한다. 가짜일수록 자신의 이야기보다 남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가짜는 언제나 안에서 답을 찾지 않고 밖에서 답을 찾아 복사하기에 바쁘다. 진짜일수록 프린터를 갖고 다니면서 새로운 창작물을 끊임없이 출력해내지만 가짜는 언제나 진짜의 오리지널을 복사기로 복사하는 데 바쁘다.

`가짜`는 `공짜`가 많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바이 원 겟 원(Buy one, Get One) 상술도 `가짜`인 경우가 많다. 중국에는 가짜 양주가 많다고 한다. 한 병을 사면 한 병을 공짜로 주기도 한다. 가짜를 공짜로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가짜기 때문에 그냥 막주는 것이다. 진짜 양주라면 과연 공짜로 그냥 줄 수 있을까. 가짜기에 공짜로 주는 게 그렇게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짜`는 `공짜`로 주지 않는다. `진짜`는 주더라도 진심을 담아 준다. `진짜`를 만들어내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물론이고, 자신의 영혼을 담아내는 처절한 노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진짜를 주는 것은 진짜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는 것이라기보다 진짜 상품과 서비스에 담긴 철학과 열정을 전해주는 것이다. 진짜는 곧 진짜를 만든 사람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진짜`는 자신의 철학과 진심을 담아 한 시대의 화두가 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타짜`다. 타짜는 결정적인 한 방의 필살기를 기르기 위해 피눈물나는 노력을 한다. 기회가 반드시 온다는 일념으로 보지 않는 가운데 칼을 간다. 드디어 칼을 쓸 기회가 왔을 때 승부수를 던져 순식간에 게임을 끝낸다. 타짜는 그래서 종결자인 셈이다. `가짜`는 `퇴짜` 놓고 `알짜`만 `진짜`로 인정해주는 세상이 되어야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가짜`가 `진짜`로 둔갑하는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믿음은 땅에 떨어지고 진심은 하늘로 날아간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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