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산업 IT융합 현장은 지금]<하>자동차

검정 위장막을 씌운 K9이 주행시험장을 질주한다. 다음 달 출시되는 신형이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주행시험장 주차장은 출시 직전의 차량들이 주행시험을 기다리는 곳이다. 세계 각국에 수출하는 제품인 만큼 유럽의 울퉁불퉁한 돌길, 상하로 물결치는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등 수출국 각각의 도로 특징에 맞춰 제작한 다양한 특수도로를 달리며 이상 유무를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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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가전쇼 `CES`에서 현대차가 개발한 차량용 텔레매틱스 시스템 `블루링크`가 첫 선을 보였다.

K9은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발광다이오드(LED) 풀 어댑티브 헤드램프 등 IT를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HUD는 차량 전면 유리에 주행에 필요한 주요 정보를 표시해 운전자의 시선이동을 최소화한다. BMW, 아우디 등 외산 차량에 이미 적용됐지만 국산차에는 처음이다. 헤드램프는 주행조건과 환경에 따라 자동 조절되며 조명이 사각지대까지 밝혀줘 안전성을 높였다.

속도와 연비가 자동차 이슈에서 한쪽으로 밀려났다. 현대차는 지난 2009년부터 자동차와 IT의 융합을 선도하는 IT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시장은 이미 과잉입니다. 현대차는 올해 목표 판매대수를 지난해 판매대수보다 40만대 늘렸는데 그만큼 경쟁사 점유율을 가져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자동차를 만드는 게 중요하고 결국 서비스를 얹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숙제입니다.” 양인석 현대그룹 상무는 “앞으로 자동차는 전자제품으로 봐야 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싼타페 신형에 `블루링크`라는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적용해 시장에 출시하기로 했다. 블루링크는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동해 원격진단, 정기점검, 주차된 위치 찾기, 긴급구조 등 30여 가지 편의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테더링 기능도 들어갈 예정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해 인터넷 라디오나 포털 콘텐츠,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자동차 안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이 자동차 안에서도 똑같은 경험을 원하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엔튠`, 포드의 `앱링크`, GM의 `마이링크` 등이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자동차IT 시장은 2020년 약 270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3년 전 차량IT융합혁신센터를 세워 중소IT기업을 적극 활용해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개발한 `멀티 홉 방식의 차량 간 통신기술(VMC:Vehicle Multi-hop Communication)은 각종 교통정보 및 위험상황 등을 실시간 자동 파악해 운전자에게 전송, 충돌사고를 줄여 연간 약 1조원의 경제적 처리비용을 절감했다.

민간은 민간대로 기존 기계설계 엔지니어가 아닌 전기전자 인력 모시기에 바쁘다. 한 자동차회사는 지난 2007년에서 2010년 사이 IT 연구인력을 350명가량 충원했다.

양인석 상무는 “전기차가 나오면 자동차는 100% IT제품이 된다”며 “전기전자 전문인력 수요가 점점 커진다”고 말했다.

화성=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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