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저축은행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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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의 저축은행 인수 현황

금융IT가 저축은행을 살린다.

1일 금융감독원 등 관련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금융지주사들이 이미 구축된 자사 금융IT를 기반으로 저축은행 다시 보기에 나섰다.

이들 지주사는 주먹구구 식으로 운영돼온 저축은행의 여신 관행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프로세스에 각사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거나 신규 대출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2개 저축은행을 인수, 지난달 영업에 들어간 하나금융지주는 저축은행에 금융IT를 접목하고 새 틈새시장이 엿본다. 이 회사 조기욱 부사장(CSO)는 “은행권과 저축은행 사이에 낀, 즉 금리 연 14% 내외에서 신용대출이 가능한 금융소비자가 국내만 최소 1000만명이 있다”며 “이들을 상대로 새로운 저축은행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저축은행 금리는 5% 이상 낮춰야 하는데 바로 여기에 금융IT가 제구실을 해줄 수 있다는 게 조 부사장의 설명이다.

삼화저축은행을 인수, 작년부터 금융계열사로 편입한 우리금융지주는 삼화저축은행 당시 심사역의 개인 잣대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대출평가를 자사 `여신심사관리시스템`에 연동하도록 의무화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인수한 제일저축은행도 마찬가지지만 부실의 가장 큰 원인인 12조원에 이르는 저축은행의 PF대출 연체율이 8.7%”라며 “이를 일반 은행권은 `여신심사감리시스템` 등 금융IT 프로그램을 이용해 2.6%대로 통제한다”고 말했다.

조기욱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은 “안면 있는 고객이나 법인에 고금리로 대출하고 대충 돈 될 듯한 프로젝트에 PF를 발생시킨 뒤 대부분 부실채권으로 두는 게 기존 저축은행의 영업 방식이었다”며 “여기에 지주사의 신용평가 DB와 노하우를 비롯해 각종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IT로 연동하면 심사 소요 인건비 절감은 물론이고 부도 발생률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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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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