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중국·러시아 정상들이 26일 전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한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중지라는데 뜻을 모았다.
북한을 제외하면 북핵 6자회담 당사국 중 일본을 뺀 나머지 정상이 모두 합의했다는 점에서 구속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이 한반도 평화와 6자회담 재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발사 저지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은 “지도부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지속적으로 북한과 소통해 그것(로켓발사)을 중지시키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그동안의 자세를 바꿔 북한에 위성 발사를 포기하고, 민생 경제발전에 집중하도록 촉구하고 나선 것은 6자회담 주도국으로서 상대국 우려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외국어대 강연에서 “북한의 도발과 핵무기 실험은 전세계 안보를 저해해 왔다”며 “그 때마다 국제사회의 존중을 얻는 대신 비난받아 왔으며, 그 길의 끝을 우리는 안다. 도발에 대해선 보상하지 않는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오후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6자회담 참여국으로서 북한 로켓발사 중지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 로켓이 갖고 있는 잠재적 핵무기 전환 우려와 함께 이란 핵 문제도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공식 의제와는 별도로 연이은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집중 논의된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6일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이틀 간의 정상회의 기간 동안 각국 정상들과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이들의 핵 무장 포기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북한 핵 문제는 핵안보정상회의 정식의제는 아니다.
김 장관은 “북한과 이란 핵 문제는 핵 무기 비확산에 위배되는 문제이고 핵테러 방지의 중대 현안인 만큼 양자 정상회담 과정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총 24회의 양자 정상회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보유 포기 촉구방안을 모색하는 양자 정상회담이 북한에게 고립을 벗어나 국제사회 책임 있는 일원이 되라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장관은 “북한과 이란 핵문제는 정상회의 정식의제는 아니지만 정상회담에서 충분히 논의할 이슈”라며 “정상간의 논의를 통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보유 포기 내용을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