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이 주주총회 현장에서 여전히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업의 일정 주식을 보유하면서도 기업 감시 역할에는 소극적인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주주총회와 관련 집합투자업자(증권·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 등의 의결권 공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찬성의견이 97.50%에 달했다고 21일 밝혔다. 반대의견은 0.39%에 그쳤고 중립의견도 1.53%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대비 찬성 의견이 0.57% 감소했지만 반대의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반대의견 사안별로는 주로 임원의 임면관련 사항이 28건으로 가장 많았다. 정관변경(4건), 배당(4건), 주식소각(1건), 유상감자(1건), 액면분할(1건) 등이 뒤를 이었다.
기관투자자 가운데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자산운용은 녹십자,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호남석유화학, 롯데칠성음료, 에쓰오일 등 주총에서 이사 및 감사 선임건 등에 반대해 가장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반면 집합투자업자가 대상기업의 주주총회일 5일 전까지 의결권 행사 내용을 공시해야하는 의결권공시 건수는 오히려 15.3%(352건) 감소했다. 이는 의결권 행사 집합투자업자가 83개사로 전년대비 5.1% 증가했지만 대상 상장법인이 212개사로 전년대비 22.1%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