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화학은 2차전지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입찰을 연다. 다양한 금속을 함유한 부산물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주로 해외로 팔려나갔지만 최근에는 국내 리사이클 기업의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다. 리사이클 기업은 매입한 부산물에서 니켈·코발트·망간·리튬 등 주요 금속을 추출해 2차전지 소재로 쓰는 원료 형태로 가공한다. 이렇게 가공한 원료는 다시 2차전지 소재 제조기업을 거쳐 전구체·양극활물질로 재탄생해 삼성SDI·LG화학이 다시 구입한다.
◇폐기물이 소재로…자원 해외 유출 막는다=삼성SDI와 LG화학의 2차전지 생산물량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부산물도 증가하는 추세다. 부산물에 따라 함유한 금속의 양과 종류가 다르지만 95% 이상 추출할 정도로 회수기술이 고도화하면서 리사이클업계는 더 없이 좋은 여건을 맞이하고 있다. 과거 국내 처리 기술이 없어 부산물이 싼 가격에 수출돼 비싼 가격의 소재로 되돌아 오던 상황도 옛 이야기가 돼가고 있다.
리사이클을 통한 제품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소재는 전구체·양극활물질이다. 지난해 2차전지 리사이클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성일하이텍이 최근 전구체 원료인 황산니켈·황산코발트 시제품 생산에 성공하면서 리사이클을 통한 소재생산이 가능해졌다.
업계 또한 국내 자원순환으로 인한 이점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 SDI관계자는 “국산 소재 사용률은 영업과 관계된 사항이어서 밝힐 수는 없지만 국내 업계에서 재활용을 통해 원료를 생산하면 결국 이 물량은 최종 제품 생산기업에 소재형태로 돌아오게 된다”며 “원료·소재 구매에 있어 소량구입·물류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기업 대거 진출=리사이클 및 소재 생산 사업 진출을 천명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올해 2차전지 분야 자원순환도 활발할 전망이다.
리사이클 분야에서는 LS니꼬동제련 계열사인 토리컴이 연내 2차전지용 전구체 추출 사업에 뛰어든다. 고려아연은 리사이클 및 소재생산 등 2차전지 사업에 좌표를 설정했고 희성금속도 2차전지 리사이클 사업 진출 밝힌 상황이다.
대정E&M·에코프로·엘엔에프·이엔에프테크놀로지·코스모신소재 등이 전구체 생산을 진행하거나 계획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제조분야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폐2차전지 등 다양한 원료를 확보·가공하고 최종 수요기업이 원하는 품질의 원료와 소재를 생산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