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셋톱박스 만들어 인터넷TV 시장 진출

구글 애플과 한판 승부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이 자사 브랜드를 내건 셋톱박스를 만들어 인터넷TV 시장에 진출한다. TV에서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던 케이블 사업자, 통신업체는 물론이고 구글, 애플 등 스마트TV 제조업체와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이 인터넷TV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인텔은 미디어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가상 케이블 제공업체(Virtual cable operator)`를 만들 것이라고 홍보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인텔이 케이블, 위성, 통신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유료 가입자 기반 인터넷TV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일종의 OTT(Over The Top) 사업자 형태로 인터넷TV 시장에 진출한다. OTT란 셋톱박스,스마트폰 등의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독자적인 셋톱박스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 셋톱박스를 통해 프로그램을 브라우징하는 사용자인터페이스도 일부 공개했다. 인텔은 특정 몇몇 채널에 프로그램 가격표를 요구하고 올해 말까지 계약을 완료하고 사업을 진행하길 원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고 WSJ는 전했다. 인텔 측은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절했다.

최근 폴 오텔리니 CEO는 공식석상에서 인텔이 컴퓨터 산업에만 갇히지 않고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했다. 이번 사업은 오텔리니 CEO의 적극적인 개입이 뒤따른 것으로 인텔 전략의 대대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반도체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활약해오던 IT거인이 직접 소비자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지난 2008년 야후와 제휴해 TV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고안한 칩세트 `미디어 프로세서`를 만든 경험도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인터넷TV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은 인텔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만 인터넷TV 광고 시장은 1500억달러가 넘는다. 전통적인 사업자인 케이블, 위성 사업자는 물론이고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이 자사 제품을 통해 인터넷TV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은 NBC, 타임워너, 비아콤 등 유수 콘텐츠 업체와 제휴를 맺고 TV 쇼와 영화 등을 팔고 있다. 애플은 셋톱박스를 통해 아이튠즈 등에 접근이 가능토록 했으며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기반 구글TV 완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놨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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