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한전 월례조회

“지난 한 달 동안 있었던 직원들 소식을 이렇게 공유하니까 어떻습니까? 좋지 않나요?”

지난 12일 김중겸 사장이 한국전력 월례조회에서 직원들의 생일·결혼·출산 소식을 직접 전하며 한 말이다.

한전의 월례조회가 180도 달라졌다. 전력인의 사명감과 책임을 강조하고 안전한 전기서비스를 다짐하던 회의가 한 달 동안 있었던 일을 서로 공유하고 다음 한 달의 준비를 논의하는 소통의 자리로 바뀌었다. 12일 월례조회의 분위기는 `젊음`과 `소통`으로 요약된다. 김중겸 사장이 새해 경영기조로 내세운 `청춘 KEPCO`의 변화의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진행방식부터 많이 달라졌다. 김쌍수 전 사장 시절 월례조회는 단상에서 훈시를 하는 기존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지금은 김중겸 사장이 직접 한 달간 동향을 대형 스크린화면 앞을 휘저으며 브리핑한다. 시각적으로 역동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내용 부문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례적으로 직원들의 소식이 브리핑 처음을 장식한다. 다음은 한 달간 성과에 대한 직원들 노고를 치하하고 이어 김중겸 사장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출장보고를 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올해 사업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에서도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그동안 강조해온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해외사업 설명이 주를 이뤘다. 이번 인사 의미를 직원들과 공유했고 올해 흑자 달성을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동안 김중겸 사장이 강조해 온 수평적 소통강화가 월례조회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덕분에 12월 월례조회는 총 2시간 30분에 걸쳐 진행, 직원들 사이에서 한전 역사상 가장 긴 월례조회로 회자됐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월례조회는 김중겸 사장이 직원들과 같은 선상에서 소통을 실천하려는 의지가 느껴졌다”며 “조회가 길어지긴 했지만 회사 일을 함께 공유한다는 점에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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