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게임산업,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기로에 선 게임 산업이 미래를 향해 길을 물었다. 대안은 다양성과 상생 발전으로 모아졌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위원장 곽승준)와 서강대학교(총장 이종욱) 게임교육원이 공동주최한 `곽승준의 미래토크`가 13일 오후 서강대 이냐시오관 강당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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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획위원회가 주최한 `곽승준의 미래토크`가 13일 서울 서강대에서 열렸다. 게임문화와 게임 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 행사에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 자리에는 유명 게임사 대표, 프로게이머, 인디 개발자 등 게임 산업 종사자 및 지망생들이 모여 사회적 논란을 넘어선 대안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최근 게임이 학교 폭력 원인으로 지목받는 상황이나 `셧다운제` `쿨링오프제` 등 규제 논란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게임문화의 새로운 위상을 모색하는 자리로 만들어졌다. 그동안의 논의가 정책 수요자 중심이었다면 이번 논의는 대학교에서 열린 만큼 미래 일꾼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문화·산업·규제·창업·e스포츠 등 다양한 차원의 이야기가 전개됐다.

사회를 맡은 곽 위원장은 “미국 등 문화 콘텐츠가 강한 나라에서 게임은 이미 종합예술의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이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면서 “청소년 게임 이용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이 주요한 대중문화로 자리 잡은 만큼 사회 전반 인식 개선 및 이용자 변화에 발맞춘 수준 높은 게임 등장이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바람의 나라` `리니지` 개발자로 유명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1990년대 초 김정주 넥슨 대표와 게임을 만들었을 때처럼 창업밖에 방법이 없는 상황보다는 한결 나아졌다”면서 학생들을 향해 “누군가의 인생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감동적인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최관호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부족했다고 전제하면서도 한국 사회에 게임에 대한 이중적 시선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게임이 새로운 미디어로 대두되면서 세대 간 충돌이 이뤄지고 있고 우리 사회가 문화적 다양성에 인색하다고 꼬집었다.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기업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 심화 등 생태계 성장성 논의도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각종 규제 및 부정적 인식이 산업 성장을 가로 막아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최 회장은 “어떤 산업이든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하게 되면 독과점 형태가 되기 쉽다”면서 “게임은 대중적 문화콘텐츠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라도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두면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견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와 `크로스파이어` 성공사례를 들었다.

박선용 터틀크림 대표도 인디게임 심의 완화 및 게임시장의 다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는 인디 게임도 심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창업을 활성화하고 자유로운 게임 개발을 위한 규제 완화 및 인식 개선이 급선무”라고 전했다.

KT롤스터 소속의 프로게이머 박정석 선수도 “최근 대기업이 프로게임단을 잇따라 해체하고 게임방송 채널도 많이 사라져 걱정이 많다”며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기업 지원도 일종의 문화적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인식이 많이 퍼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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