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B 산업 체력 강해졌다…기판 산업 규모만 8조원대 돌파, 연평균 두자릿수대 지속

우리나라 인쇄회로기판(PCB) 산업 규모가 연 8조원대를 돌파했다. 세계적인 경기 부침에도 불구하고 매년 두 자릿수 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부자재와 설비·외주 등 후방 산업군을 합치면 국내 PCB 산업 생산액은 12조원대를 넘어섰다. 외형은 물론 체력도 한층 강해진 주력 부품 산업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다.

11일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회장 박완혁)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PCB 기판 생산액 규모는 총 8조10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9년 5조4500억원보다 무려 49%, 2010년에 비해서도 11%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 1991년부터 작년까지 20년간 연평균 PCB 기판 생산액 성장률은 15%로, 국내 주력 부품 산업 가운데서도 가장 안정적인 신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는 약 8조9000억원에 달해 역시 두 자릿수 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협회는 추산했다.

지난해 PCB 기판 생산액 규모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다층·빌드업 기판 시장으로 나타났다. 다층·빌드업 기판 생산액은 총 3조1504억원을 기록했고, 뒤를 이어 반도체용 기판이 2조173억원으로 조사됐다. 양대 품목 모두 각각 3조원대와 2조원대를 넘어섰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 호조에 힘입어 연성(F)PCB 생산액은 1조9817억원으로 2조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PCB 후방 산업군의 꾸준한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동박·동박적층판(CCL) 등 PCB 원부자재 생산액은 지난해 총 1조8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이 가운데 동박과 CCL·FCCL이 전체 원부자재 시장의 87%를 웃돌았다.

PCB 업계 활발한 투자에 힘입어 설비 시장도 훈풍을 탔다. 지난해 PCB 설비 생산액은 6200억원으로 전년보다 29.2%나 급증했다. 이 가운데 검사장비 시장이 790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다. 이밖에 지난해 외주 가공과 약품 산업도 생산액이 각각 1조5000억원, 4700억원에 육박하는 등 PCB 후방 산업 기반도 강해지고 있다. PCB 기판과 후방 산업군을 합치면 지난해 생산 규모는 총 12조563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국내 PCB 산업은 수출 주력 업종으로도 성장했다. 협회가 지난해 PCB 기판 직수출입 동향을 집계한 결과 총 13억4000만달러 무역수지 흑자로, 역대 처음 10억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임병남 전자회로산업협회 사무국장은 “CCL 등 일부 원부자재 수입 증가세도 최근들어 국산화 노력에 힘입어 개선되는 추세”라며 “국내 PCB 업계는 이제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도 대표적인 주력 부품 산업의 위상으로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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