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전자정부 수출 규모 목표치로 25억달러를 잡았다. 지난해 수출규모가 2억3566만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 잡아 매년 두 배 이상 수출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전자정부 수출에 나선 것은 2002년. 지난해까지 10년간 누적 수출규모는 5억3286만달러 수준이다. 추정 근거는 그동안 수출 증가율에 UN 전자정부 평가 2회 연속 1위 달성에 따른 추가 증가분 기대치를 반영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45% 늘어난 3억4122만달러를 예상했고, 내년부터 2015년까지 증가율이 11~32%에 달할 걸로 예측했다. 2015년 6억달러를 넘어서고, 이후 증가율은 미미한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자정부 2연패로 수출 크게 확대=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자정부 평가 1위 확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수상은 대한민국의 전자정부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다시 한 번 인정받게 된 경사”라고 말했다. 이어서 올해 3억달러와 향후 5년 25억달러 수출목표를 제시했다.
UN 평가결과가 우리나라 전자정부 신뢰도와 호감도 상승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이는 정부차원의 교류와 협력확대 등 전자정부 수출 여건이 개선되고, 전자정부 수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로 2010년 UN 전자정부 평가 1위 기록 후 수출이 크게 늘었다. 2009년 6670만달러에 불과했던 전자정부 수출규모는 2010년 1억4876만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다시 58% 늘어난 2억3566만달러를 달성했다. 수치만을 볼 때 1위 달성을 계기로 처음 1억달러와 2억달러 벽을 넘어섰다.
국제 `모바일(m) 전자정부(mGovernment)` 보고서도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UN 경제사회국(DESA)과 지난해 말 공동 발간한 `m거버먼트` 보고서에 따르면 43개국 150건 m거버먼트 사례 가운데 우리나라가 22건(14.7%)으로 가장 많이 등재됐다. 행안부측은 “한국이 m거버먼트에서도 세계 수준에 있음을 입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자정부 수출확대에 정부 팔 걷어=“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10년만에 2억달러를 돌파했다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앞으로 지식경제부가 지원을 해준다면 수출규모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주 정부청사에서 열린 행안부와 지경부간 정책협의회에서 장광수 행안부 정보화전략실장이 지경부측에 던진 말이다. 지경부는 해외 상무관을 활용, 외국 전자정부 사업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올해 전자정부 수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 해외 권역별 전담체제를 구축하고 장·차관급 간부들이 직접 마케팅에 나선다. `전자정부` 상품 특성상 민간에서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이의 일환으로 필리핀·아르헨티나·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5개국과 전자정부 분야 협약을 체결한다. 브루나이·베트남·불가리아·모로코·쿠웨이트와는 전자정부 관련 협력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전자정부 솔루션 등을 도입할 경우 우리나라를 먼저 검토해 달라는 암묵적 주문인 셈이다.
전자정부 10대 브랜드도 선정, 책자를 제작해 배포하는 등 홍보에 나선다. 해외에서 관심이 크고 수출 가능성이 큰 서비스·솔루션으로 SOS 국민안심서비스, 통합전산센터, 출입국시스템 등이 선정됐다.
아직 성과가 크지 않지만 잠재력을 갖춘 중소기업 수출 지원을 위해 `대기업-중소기업 합동 해외시장 개척단`을 운영한다. 대기업 위주인 `민관합동 전자정부 수출지원협의회`에 중소기업 참여를 확대하고, 정보화 ODA 사업시 중소기업 참여 및 연계를 강화한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 시리우스소프트는 아제르바이잔에 420만달러 규모 전자특허시스템을 수출한 바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아=전자정부 수출 가운데 `옥에 티`를 꼽으라면 공적개발원조(ODA) 형태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수출규모 2억3566만달러 가운데 수입국에서 직접 대금을 지불한 사례는 에콰도르 전자통관싱글윈도우즈(1582만달러 규모) 멕시코 정보보안컨설팅(200만달러) 두건에 불과하다. 전체 대비 채 10%도 안 된다. 나머지 11건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한국국제협력단(KOICA) 세계은행을 통해 진행됐다. 세계은행을 통한 사례는 국제 공개입찰 과정을 밟지만 EDCF와 KOICA 자금은 우리나라가 지원하는 구조다. 사실상 우리 기업만이 수주전에 참가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 수주 물량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출 대상도 개도국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개도국이 대부분인 것은 사실”이라며 “레퍼런스(수출사례)가 많이 쌓이고 있고 우리 기술 수준도 오르고 있어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도 적극 진출을 타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기업 수출 확대를 위한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공생발전형 소프트웨어(SW) 생태계 전략에서 대기업의 공공사업 범위를 크게 줄었다. 국내 SI대기업 관계자는 “정부는 해외시장에 뛰어들라고 하는데 정작 국내에서의 사업성과가 없는데 어떻게 해외에서 수주를 할 수 있겠느냐”고 불평이다. 정부가 이들 기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기술 경쟁력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전자정부 솔루션·서비스에 적지 않게 외국 기술과 제품이 투입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주력 수출상품으로 만들기로 한 만큼, 우리 기업 경쟁력을 높여 외국 기술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표] 전자정부 수출 예상 추이(단위:만달러)
※자료:행정안전부
[표]분야별 전자정부 수출액
※자료:행정안전부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