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화차`가 `밀애` `발레교습소`를 연출한 변영주 감독의 손끝에서 재탄생했다.
일본 추리소설 거장 미야베 미유키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는 섬세하고 긴장감 있는 연출로 미스터리물의 특징을 잘 살렸다. 변영주 감독은 화차를 위해 무려 3년 동안 20번에 가까운 시나리오 퇴고를 거칠 만큼 공을 들였다. 이선균, 김민희, 조성하는 각자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비밀을 간직한 `선영` 역을 맡은 김민희의 연기 변신이 돋보인다.
결혼을 불과 한 달 앞둔 문호(이선균)와 선영(김민희)은 문호 부모님께 인사차 안동으로 떠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잠시 들린 사이 선영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문호는 경찰에 신고하지만 실종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문호는 전직 경찰이었던 사촌 형 종근(조성하)에게 도움을 청한다. 종근은 지문까지 지우고 완벽하게 사라진 선영의 행적을 통해 단순 실종사건이 아님을 직감한다. 점점 드러나는 증거들로 실종은 또 살인과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지고 문호가 알고 있던 선영은 그동안 다른 인물의 인생을 빌려 온 것으로 드러나며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90년대 초반 금융자본에 잠식당한 일본 사회의 비극적 단면을 묘사한 원작 소설은 사회파 미스테리 소설 거장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생생한 표현과 특유의 긴장감, 속도감, 설득력 있는 묘사로 출간 직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