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앤장법률사무소 안미령·이정운 변호사입니다. 이번 달에는 OTT(Over The Top)서비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좋아하는 영화나 방송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텔레비전 앞을 지켜야 했습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은 기존 시청 형태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이제 사람들은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도,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도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러한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가 바로 OTT입니다. 이번에는 OTT서비스와 관련된 여러 가지 쟁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A사는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실시간 방송을 전송하고 영화나 UCC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한다. A사는 이러한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어떠한 법적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OTT의 개념=A사가 구상하고 있는 서비스를 흔히 OTT서비스라고 부른다. OTT란 Over The Top의 약자로 여기서 `Top`은 `셋톱박스(Settop Box)`를 의미한다. OTT란 용어는 당초 인터넷망에 연결된 셋톱박스를 이용해 방송프로그램 등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하던 것이었다. 그런데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단말기 발전으로 별도 셋톱박스 없이도 이러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현재는 범용 인터넷망을 활용한 동영상 콘텐츠 제공 서비스를 총칭하는 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OTT서비스의 국내외 현황=대표적인 OTT서비스 제공 사업자로는 미국의 넷플릭스(Netflix), 훌루(Hulu) 등을 들 수 있다. 국내에서도 티빙(Tving), 콘팅(Conting), 곰TV 등이 이러한 OTT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선명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각종 단말기 보급과 더불어 방송사업자 편성시간과 상관없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구매해 시청하는 시청 형태 변화로 OTT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가입자가 미국 내 최대 유료방송사업자(MVPD: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or)인 컴캐스트(Comcast) 가입자 수를 넘어섰으며 국내에서도 티빙이 출시 1년 만에 20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OTT서비스 규제=이러한 OTT서비스가 방송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때는 콘텐츠 측면에서 기존 방송 서비스와 구별이 어렵다. 하지만 방송용 네트워크가 아닌 범용 인터넷망으로 제공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현재까지는 통신서비스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OTT서비스가 실시간 방송을 전송하고 채널들을 패키지화해 이의 과금을 하는 이상 기존 유료방송과 동일한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주요 국가 OTT 규제 현황(IPTV와 차이점)
향후 OTT서비스 영향력이 확대되면 이에 따라 규제 수준과 방식도 점차 바뀌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OTT서비스가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역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A사는 부가 통신사업신고를 마치면 OTT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유료 서비스를 위해 통신판매업 신고를 해야 하거나 결제서비스 제공 방식에 따라서 이와 관련된 별도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때도 있다.
OTT서비스가 통신서비스에 해당해 방송법상 심의규정 등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 때문에 A사는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유해매체물에는 일정한 방법에 따라 이러한 취지를 표시해야 하고 이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할 때는 6개월간 해당 콘텐츠를 보관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 콘텐츠 삭제의무도 부담하게 된다.
A사의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고 트래픽이 급증하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B사는 A사에 망 관리를 위한 네트워크 사용료를 요구했다.
◇OTT서비스와 망 중립성 논란=OTT서비스는 범용 인터넷을 이용해 대용량 동영상을 전송하므로 서비스 과정에서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게 된다. 작년 통계에 따르면 실제 북미지역 유선 트래픽 중 약 29%가 넷플릭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이 이러한 OTT서비스 제공자들에게 망 고도화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KT가 스마트TV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자에게 망 사용료를 받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북미지역 유선 트래픽 상위 10개 애플리케이션 비중
이에 대해 OTT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은 망 중립성을 주장하며 이에 맞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제정됐다. 여기에서는 “인터넷접속서비스 제공 사업자는 합법적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또는 망에 위해가 되지 않는 기기 또는 장치를 차단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하지만 “다만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예외를 둬 구체적 사안별로 위법적 차단인지, 아니면 합리적 트래픽 관리인지로 다툼이 있을 전망이다.
◇컴캐스트와 레벨3 분쟁=실제로 미국에서는 넷플릭스의 과다한 트래픽이 컴캐스트와 레벨3(Level3)라는 네트워크 사업자 간 분쟁을 유발한 사례도 있다.
미국 컴캐스트와 레벨3는 상호접속 과정에서 네트워크 사용 대가를 상호 정산하지 않는 동등접속(peering) 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는데 레벨3가 넷플릭스에 CDN서비스(대용량 콘텐츠 제공 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인터넷 사업자 접속점에 해당 콘텐츠를 저장하고 요청 지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접속점에서 콘텐츠를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자 컴캐스트는 이로 인해 자사 망에 트래픽이 증가한다고 주장하면서 레벨3에 별도 전송료를 요구했다.
레벨3는 이러한 요구가 망 중립성 원칙을 천명한 FCC 오픈인터넷룰(Open Internet Rule)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FCC는 위 규칙이 발표되기 전에 한 계약에는 동 규칙이 적용되지 않으며 양 사업자 합의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A사는 인기 있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C사에 해당 콘텐츠 공급을 요청했으나 C사는 계열 케이블TV 매출 감소를 우려해 일반적인 경우보다 현저히 비싼 사용대가를 A사에 요구했다.
◇공정한 경쟁저해 행위=최근 개정된 방송법 및 방송법 시행령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방송프로그램 제공을 거부하거나 현저히 불리한 거래조건을 제시해 방송 사업자 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현재 법령 하에서 OTT서비스 사업자를 방송 사업자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에 따르면 C사의 콘텐츠 공급 거부를 방송법 위반으로 규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 상황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로서 거래거절이나 차별적취급 행위에 해당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게 된다.
작년 1월 FCC는 미국 최대 유선방송사업자인 컴캐스트와 지상파방송 등 프리미엄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NBC유니버설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Online Video Distributors)에게 콘텐츠를 제공할 것`을 조건으로 부과한 바 있다.
이는 유선방송사업자인 컴캐스트가 OTT서비스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NBC유니버설 콘텐츠를 OTT서비스 사업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게 되면 OTT서비스에 지장을 초래하게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에 대한 적정한 대가=콘텐츠 제공 사업자는 OTT서비스가 제한된 플랫폼이 아닌 다양한 단말기에 제공되므로 이를 고려해 적정한 대가를 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기존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미 제공받은 콘텐츠를 OTT서비스 형태로 추가 제공할 때 추가 콘텐츠 제공 대가를 두고 사업자 간 분쟁이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과제=기존에 전용 네트워크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들이 점차 범용 인터넷망으로 제공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서비스들의 법률적 성격을 명확하게 규명해 갈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기존 유사 서비스들과의 형평성과 규제 체계 조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 혁신과 서비스 촉진이라는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국가 OTT 국제 현황(IPTV와 차이점)
-
김원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