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화면 큰 스마트폰으로 손주 사진을 자랑하더구나.”
직장인 A씨는 최근 시어머니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꿔드렸다. 터치폰은 불편하고 사용이 어렵다던 시어머니가 스마트폰에 높은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노년층에도 스마트폰 바람이 불고 있다.
27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 따르면 60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가 87만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렵고 복잡한 기기로 인식돼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스마트폰이 노년층에도 파고들면서 상반기 중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이 도입된 2009년 2만명에 머물렀던 노년층 사용자는 2010년 18만3000명에서 지난해 78만1000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2월 말 현재까지 87만4000명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노년층 사용자가 증가한 것은 스마트폰이 일반폰보다 화면이 크고 밝아 글씨나 사진이 잘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화면이 4인치 이상이고 해상도도 일반폰보다 훨씬 높다. 또, 아이폰이 지원하는 `페이스타임` 등 멀리 떨어진 손주 등 가족과 영상 통화 기능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다양한 기기에 터치 인터페이스가 적용되면서 터치폰에 대한 부담감이 낮아진 것도 한 몫하고 있다. 문자를 보낼 때 작은 키패드를 누르려 애썼던 일반폰과 달리 스마트폰은 큰 자판으로 다양한 한글입력 방식을 쓸 수 있다. 갤럭시 시리즈 등 안드로이드폰이 제공하는 필기인식 기능은 노년층이 문자를 더 쉽게 보내게 돕는다.
스마트폰이 일반폰보다 더 싼 휴대폰 유통구조도 노년 스마트폰 인구 증가 원인이다. 통신사는 일반폰보다 스마트폰에 높은 보조금을 지원하는데다 일반폰은 신제품도 잘 출시되지 않는다.
이런 추세에 맞춰 통신사들은 월 1만5000원 기본료에 음성 50분, 영상통화 30분, 문자 80~100건, 데이터 100MB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실버 스마트폰 요금제를 내놓고 고객을 모시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에 관심이 매우 높다”며 “이런 수요에 부흥하기 위해 다음 달 LTE골든에이지 요금제를 소개하고 `보이스 피싱` 보험 등으로 피해방지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서비스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60세 이상 스마트폰 고객 수
자료:3사 종합 (단위:명)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