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위원장 "ICT산업에 자신감 갖고 소신있게 추진해 달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떠났다. 21일 오후 5시 이임식을 끝으로 위원장직을 마감했다. 이임사를 읽는 내내 눈물을 보이며 아쉬움을 표했다.

최 위원장은 “위원회 출범부터 이런저런 비판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방통위에서의 1400여일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조직에서는 힘이 될 때와 짐이 될 때를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금은 짐이 될 때라고 판단했다”며 본인 의지보다는 외부 여건으로 물러났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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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임사를 하고 있다.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4년간 방통위 정책에 대해서는 IPTV 가입자가 400만명을 돌파하고 전국적 광대역 통합망 구축 사업을 완료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KT·KTF 합병, LG3사 합병 등 통신업체 대형화와 스마트폰 가입자 2000만명 돌파도 의미 있었던 일로 평가했다.

종합편성채널·보도채널·홈쇼핑 사업자 선정, 미디어렙법 등과 관련해서는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며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제4 이동통신 사업자를 찾지 못해 우리 기술인 와이브로를 꽃피우지 못하고 통신요금 인하가 국민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제한적 인터넷 본인확인제를 폐지하기로 정책방향을 잡았지만 완결하지 못했다며 위원회가 잘 추진해달라고 조언했다.

새 위원장 체제에서 변화를 이끌어달라는 당부의 말도 남겼다. 최 위원장은 “스마트 패권을 놓고 세계적 기업과 피 말리는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주춤거릴 여유가 없다”며 “앞으로 1~2년이 한국 방송통신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시기인데 시시비비에 휩싸여 시간을 허비하거나 쓸데없는 일에 정력을 낭비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려운 눈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것만큼 불안한 일은 없다, 한국 ICT에 자신감을 갖고 소신 있게 정책을 펴 달라”며 “내정된 후임위원장이 한국 ICT 발전 주역으로 여러분의 선배인 만큼 새 위원장과 상임위원을 모시고 방통위에 부여된 시대적 책무를 다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린 최 위원장은 방통위 초대 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2기 위원장을 연임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방송통신 융합 기구 수장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치적인 정책 결정으로 `철학 없는 행정`이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옛 정보통신부와 방통위를 포함해 역대 최장수 장관 재임기간을 기록했지만 최측근 인사 비리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하면서 빛이 바랬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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