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방시대 R&D허브를 찾아서] 광주과학기술원 해수담수화사업단

물 없이 인간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주일 이상 생존하기 힘들다. 이처럼 물은 생명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요소다. 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먹을 수 있는 물의 양은 극히 제한적이다. 지구의 물 분포량을 살펴보면 육지에 2.8%가 있다. 나머지는 바닷물이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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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담수화 플랜트사업단 연구진들이 역삼투압 방식으로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시험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육지에 존재하는 물의 80% 가량은 빙하 속에 갇혀 있다.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물은 지하수·강·호수 뿐이다. 기후온난화와 급속한 산업화, 인구증가 등으로 물 사용량이 급증하지만 먹거나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이다.

광주과학기술원(총장 선우중호)해수담수화 플랜트사업단(단장 김인수)은 바닷물을 인류가 먹을 수 있는 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R&D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위해 `H20` 성분인 물 분자를 역삼투 방식으로 걸러내는 해수담수화 기술을 개발해 중동 등 해외시장 개척에 지원하고 있다.

사업단은 지난 2006년 바닷물을 맑은 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관련 기술을 국가 미래 성장동력원으로 삼고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에도 기여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로 출발했다.

사업단은 해수담수화 기술 중에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역삼투 방식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두산중공업 등의 국내 해수담수화 기술은 화력을 이용해 수소와 산소를 분리해 물을 얻는 증발식이다.

증발식은 석유와 같은 에너지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투입되며, 기후온난화 방지에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더욱이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이미 증발식 기술에서 에너지원을 활용하지 않는 역삼투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사업단은 `해외시장 개척과 기술상용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고려대 등 학계와 두산중공업, 웅진케미칼 등 산업계를 포함해 50여개 전문기관과 의기투합해 역삼투 방식의 담수화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물 관련 연구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셈이다.

사업단은 1500억원 정부 예산으로 담수화 관련 기반기술 개발을 비롯해 국산소재 개발, 대용량 플랜드 건설, 고효율 플랜트 유지관리 등의 핵심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사업단은 고압펌프 방식의 압력차를 이용해 해수에서 담수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하루에 3만7000여톤의 처리가 가능한 대용량 설비라인 시공능력을 구축했다.

실제 부산 기장군에 하루 1000㎥의 해수를 담수로 바꿀 수 있는 역삼투 분리막 연구용 플랜트를 운전 중이다. 이 플랜트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개발한 16인치 대형 역삼투 분리막 모듈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해수를 이용해 하루에 4만5000㎥의 담수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 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이자 단일 트레인으로는 세계최대 규모의 역삼투압 방식이 적용되는 핵심 플랜트 사업이다.

2013년부터는 1조원 이상의 플랜트 수출과 7% 이상의 시장 점유가 목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업단은 `3L 운동`을 펼치고 있다.

3L(Large Scale, low Energy, Low Fouling)은 대용량이면서도 에너지 사용량이 적고 오염률은 50%이상으로 줄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장비가 국내 기업들이 쓰는 플랜트 구성품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사업단의 연구결과를 이용한 기업들의 해외수출 및 국내 수주도 활발하다.

코오롱은 투르크메니스탄의 해수담수화 플랜트 설치 공사입찰에 참여했다. 웅진은 16인치 역삼투압을 만들어 미국과 호주에 수출했다. 효성 굿 스프링의 경우 고압펌프를 개발해 이란 아바단 정유 플랜트 내에 수출했다.

정보람 해수담수화플랜트사업단 연구원은 “기후온난화 문제가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선진국도 해수담수화플랜트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해외와 차별화되는 통합적인 한국형 담수기술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힘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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