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바다주가 무인 자동차의 시험 주행에 관한 규정을 제정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바다주는 미국 주(state) 가운데 처음으로 운전자 없이 자동으로 운전할 수 있는 무인 자동차의 시험 주행 관련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하와이, 플로리다주도 비슷한 규정을 만들려고 시도 중인데 가장 먼저 테입을 끊은 것은 네바다주였다.
그동안 무인 자동차에 관한 연구는 자동차 업계, 학계, IT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됐다. 무인 자동차가 개발되면 시각장애자나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자동차 면허를 받지않고도 쉽게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으며, 일반 운전자들도 음주를 했거나 몸이 아플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무인 자동차의 안정성이 입증되고, 차량사고시 책임 소재, 자동차 보험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무인 자동차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무인 택시도 등장해 일반인들이 필요할 때마다 호출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무인 자동차가 보급되면 졸음 운전이나 악천후시 자동차 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무인 자동차의 시험 주행에 관한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업계의 불만을 샀다. 수많은 시험 주행이 이뤄졌지만 일반 도로상에서 테스트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일례로 IT업계 거인인 구글은 그동안 스트리트뷰, 비디오 카메라, 각종 센서 등 인공지능을 결합한 무인 자동차를 개발해 왔다. 구글은 이미 수많은 시험 주행을 마쳤으며 지난해말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무인 자동차에 관한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무인 자동차 허용에 관한 법안 마련을 위해 다각도로 로비를 펼쳤다.
이런 상황에서 네바다주가 무인 자동차의 시험 주행에 관한 규정을 제정한 것이다. 브라이언 샌도발 네바다 주지사는 작년 7월 구글이 개발한 토요다의 `시리우스` 무인 자동차에 탑승해 시험 주행을 경험한 적도 있다. 그만큼 네바다주는 무인 자동차에 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할수 있다.
네바다주가 마련한 무인 자동차 시험 주행 규정에 따르면 무인 자동차를 테스트 하려면 1백만달러에서 최고 3백만 달러의 공채를 구입해야만 한다. 테스트하려는 차량의 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무인 자동차를 시험하려는 기업은 네바다 주정부에 무인 자동차 운전에 관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안개, 비, 눈 등 기후변화시 자동차 운전 상태와 시험 주행에 관한 데이터도 제출해야 한다.
무인 자동차에는 통제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을 포함해 2명의 인원이 탑승해야 하며, 회사는 무인 자동차를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허가 조건을 명시해야 한다. 또한 무인 자동차에는 일종의 블랙박스 기능을 하는 `데이터 수집 장치`가 설치되어야 한다. 만일 무인 자동차 시험 주행중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발생전 30초 동안의 데이터가 저장되어야 한다.
무인 자동차가 운전자없이 안전적으로 운전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되면 최종적으로는 실제 사 람이 탑승하지 않고 운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번 규정은 운전자가 탑승하든, 않든간에 실제 통제권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이번 무인 자동차에 관한 규정은 기존의 교통 관련 법규와는 달리 운전에 관한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운전중 문자 전송이나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교통 관련 법규는 운전자의 문자 전송이나 전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번 네바다주의 무인 자동차 규정 제정이 그동안 무인 자동차에 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플로리다, 하와이주 등에 까지 확산될지 주목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