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발표
◆홍충선 경희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미래인터넷이란 키워드는 오래됐다. 미국에서 2003년에 시작해서 2009년에 1단계가 끝났다. 한국은 2006년도에 미래인터넷 논의가 출발했다. 유럽하고 비슷하고 일본보다는 조금 빠르다.
간단히 말해 무선에서도 유선 환경을 구현하면 그게 바로 미래인터넷 아니겠냐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단말, 백본, 콘텐츠, 엑세스, 플랫폼이 필요하다.
미래인터넷을 구축하려면 서비스사 특히 통신사들은 비용이 많이 든다. 그렇다고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긴 어렵다. 그래서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을 올릴 수 있는 신기술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백본망에서는 대용량 콘텐츠 분산 기술이 중요해진다. 콘텐츠중심네트워크(CCN)다.
CCN은 콘텐츠를 내용에 따라 분류해 사용자 요청에 빠르게 응답하는 기술이다. 기존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가 정적인 구조라면 CCN은 동적이다. 이런 것이 백본을 위한 미래인터넷 기술이다.
무선에서는 주파수 발굴이 시급하다. 지금 700MHz 같은 효율성 높은 대역을 발굴해 통신사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일반 소비자들도 미래인터넷을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 전우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미래인터넷연구단장
미래인터넷은 사실 기술이 아니다. 방향성이다. 지금까지 인터넷은 스케일과 퀄리티 측면에서 주로 이야기되어 왔다. `100MB에서 1G로 발전`. 이런 식으로 계량화해 이야기 하면 굉장히 쉽다. 그 다음 단계는 품격이다. 굳이 영어로 표현하자면 `프리미엄` 정도인데 나는 이것을 `자율`과 `신뢰`라고 부르고 싶다.
이제까지 인터넷에 연결되려면 무조건 IP가 필요했던 반면에 앞으로는 각각의 네트워크가 프로토콜을 독립적으로 가진 상태에서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이미 네트워크 사업자, 콘텐츠 제공자, 포털 등의 구분이 무너지며 새로운 질서가 생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네트워크에서 자율이란, 개별 네트워크의 다양성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다. 다양한 네트워크들이 특성을 유지한 채 최소한의 규칙으로 다른 네트워크와 연동하는 구조를 가질 것이란 이야기다.
신뢰는 보안과 동전의 양면 같은 성격을 가진다. 신뢰가 보장된 영역에서는 보안이 필요 없다. 신뢰의 인터넷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개발은 이미 미국, 유럽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으로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모든 패킷은 IP가 아니라 스스로 자기를 증명할 수 있는 인증서를 기반으로 움직일 것이다. 각각 호스트에 할당되던 주소체계가 아닌 사물, 사람, 콘텐츠, 서비스 등 최종 정보의 종착지를 기반으로 하면 데이터 이동성을 높이고 중복 등 장애요소를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 백은경 KT 유무선네트워크연구소 매니저(연구전문)
기업입장에서 보면 미래인터넷이란 키워드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네트워크, 단말,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패러다임이 다 변하고 있다. 변주곡 수준이 아닌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 출현하는 셈이다.
현재 콘텐츠 송수신 처리 기술은 여러 기업에서 개발되고 있다. 금융은 콘텐츠 볼륨이나 속도에 비해 보안이 중요하다. 반면에 비디오는 보안보다 빨리 전송되는 것이 중요하다. 통신사는 이런 모든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 어떤 곳에는 보안을 제공하고 때로는 실시간성을 보장해야 한다.
때문에 인터넷을 개방화 하자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이 최근 일고 있다. 한마디로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가 개방되는 추세에서 네트워크도 열어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다. 인터넷관련 국제 표준화 그룹에서도 변화에 맞는 프로토콜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기 위해 통신사를 비롯한 인터넷 관련기업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전략을 공유하고 대응에 나서야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 할 수 있다.
역기능과 관련된 윤리교육도 중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을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이런 것들을 산학연이 사회전반에서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