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스펙 좋고 능력 있는 직원들은 빨리 높은 자리에 올라서 힘겹다. 가방 끈 짧고 연줄도 없는 직원들은 실력을 펼칠 기회를 잡기가 어렵다. 결국은 누가 오래 버티고 견디면서 자신만의 내공을 쌓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기업 교육 컨설턴트인 저자 지윤정은 누구보다도 실무자들 가까이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이 책은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자신에게 맞는 상황을 찾아 읽고 힘을 얻는 `직장생활 고민백과`다. 누가 읽더라도 자신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사례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실용적이며 명쾌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견디다`를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사람이나 생물이 일정한 기간 동안 어려운 환경에 굴복하거나 죽지 않고 계속해서 버티면서 살아나가는 상태가 되다.` 견디라는 충고는 결국 굴복하지도 죽지도 말고 계속 버티면서 살아나가라는 고마운 이야기인 셈이다.
저자는 전자신문에 지난해 말까지 2년여간 489회나 연재했던 칼럼 `지윤정의 성공파도`를 토대로 이 책을 재구성해냈다. 그는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획기적인 처세론도 소용 없을 만큼 어렵지만 깊은 공감과 따뜻한 격려만 있다면 누구나 견딜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발걸음 무거운 출근길부터 뜬구름만 잡고 있는 회의시간, 무슨 일부터 해야할지 난감한 책상 앞, 야근 후 지친 퇴근길까지 직장인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딜레마에 빠진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건지 불안하고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는 친구들을 보면 나는 뭘 하고 있는건가 자괴감마저 든다. 성공을 위한 처세술과 반짝거리는 성공스토리를 보고 마음을 다잡아봐도 그때뿐, 작심삼일 후 자신에 대한 실망감만 더해진다. 우리는 화려한 처세술보다 순간순간 견디는 힘이 더 필요하다.
“일요일도 출근하래요” “적응할만하면 부서가 바뀌어요” “우수 사원이 팀워크를 흐려요” “직원들이 영업을 싫어해요” 등 직장인이라면 뼛속깊이 공감할 200여개의 질문과 답변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다름 아닌 우리 회사 이야기이며 내 옆자리 동료의 이야기로 놀랄 만큼 공감하며 읽게 된다. 공감하면 견딜 수 있고 견디면 이길 수 있다. 이런 공감이 이 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힘이다. 신입사원부터 이제 막 리더가 된 중간 관리자까지 딜레마에 빠질 때마다 견디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글마다 달려있는 “견디셔” 한마디는 재미와 함께 문제 극복의 실마리를 찾게 해준다. 팁으로 제공되는 상사와 동료, 부하 직원의 유형과 대처법도 유용하다.
회사 일로 골치 아픈 당신, 어려워 말고 힘들다면 말을 하자. 자기 생각만 하지 말고 입장을 바꿔보자. 쉽게 낙담하지 말고 견딜 방법을 찾자. 과정을 견디면서 인생의 승리를 맛보자. 이 책은 누구나 견디는 힘이 필요할 때 언제라도 들춰볼 수 있는 든든한 가이드라인이 된다.
지윤정 지음. 퍼플카우 펴냄. 가격 1만4000원.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