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없는 11년살이 마감한 하이닉스, SK 깃발달고 새출발

우여곡절 끝에 SK텔레콤이 14일 하이닉스반도체를 최종 인수했다. 이날 하이닉스는 지난 11년간 `주인 없는 대기업`이라는 낙인을 지우고 SK는 `내수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로 반도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115조원 규모로 자산이 증가, 2위 현대·기아차(127조)를 바짝 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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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이천 본사 전경

하이닉스는 지난 1983년 현대전자로 출발해 LG반도체 인수 후 2001년부터 11년간 채권단 관리를 거쳐 SK 깃발을 달고 새 출발에 나섰다.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메모리 시장 2위 자리를 지켜온 하이닉스는 SK의 튼튼한 자금력과 지원력을 바탕으로 한단계 발돋움할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공동대표로 경영에 직접 참여하면서 그룹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그동안 하이닉스를 잘 이끌어 준 권오철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하이닉스의 지속 성장을 위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수가 확정된 이후 반도체 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공동대표 체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적기 투자와 미래 방향을 최종 결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 사장은 반도체 전문가로서 전반적인 기술개발과 운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의 `하이닉스 책임경영`을 현장에서 보필할 SK출신 인물들도 대거 입성할 예정이다. `하이닉스 정밀실사단장`을 맡았던 김준호 SK텔레콤 코퍼레이션센터장(사장)은 그룹 문화·인사·재무, 박상훈 SK 바이오팜 사장은 마케팅·제조·공정 부문을 맡아 총괄하게 된다. 재무·경영지원·기업문화·HR 등 4개 분야 임원급 인력들도 곧 배치된다.

박 사장은 최근 하이닉스의 올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0%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인수 이후 SK의 자금 지원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반도체 등 3개 후보를 놓고 검토됐던 회사명은 `SK하이닉스`로 사실상 굳어졌다. SK 관계자는 “하이닉스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의미도 포함되지만 주로 대형 제조사를 대상으로 하는 특성상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새로운 사명은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고 확정된다. 새로운 회사명은 다음달 26일 새로운 하이닉스 탄생을 알리는 행사에서 선포식을 통해 정식 공표될 예정이다.


하이닉스 주요 연혁 및 매각 일지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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