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교육도 중요하지만 절대적인 게임시간을 줄여주는 방안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전심의가 있고 방치된 학생들을 위한 돌봄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
청소년 보호를 목적으로 한 게임 규제 여론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정부 부처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게임중독이 학교폭력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산업계를 비롯한 국회의원 일부는 게임을 `희생양` 삼은 정책 실패 결과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본지는 14일 `쿨링오프제`로 알려진 게임중독 예방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박보환 새누리당 의원과 원희룡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의견을 들어봤다. 양 의원은 각각 트위터에서 네티즌과 게임 규제에 관한 논의를 주고받으며 화제 중심에 섰다.
박 의원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게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오래하는 것이 문제이며 심각한 게임중독이 우려된다는 교육적 차원의 걱정에서 출발했다”면서 “게임을 즐기는 수준을 넘어 가정마다 자녀들의 게임문제로 부모와 아이들 간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고 불화 및 해체로 이어지고 있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박 의원은 “자정 이후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일괄 차단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나 컴퓨터나 인터넷 사용이 능숙하지 않은 어른들이 통제해야 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는 사실상 실효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또 게임중독 학생의 경우 가정의 통제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에 게임의 절대적 이용시간을 제한해야 중독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박 의원은 게임 시작 후 1개 게임을 연속 2시간 할 수 없는 `쿨링오프제`가 도입되면 재접속률이 줄어들고 하루 4시간만 게임이 가능하다면 몰입도도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박 의원은 이미 자율규제나 예방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게임중독이 마약중독과 유사하다는 전문가 연구결과 및 대구 자살 학생 문제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향후 제정법 처리 과정에서 공청회 및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원 의원은 현재 추진 중인 게임규제가 `마녀사냥`식 접근법이라며 정부 정책 및 규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원 의원은 본지와 통화를 통해 `쿨링오프제`가 “말도 안 되는 법”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다수 선의의 학생들의 성인 계정도용만 부를 것으로 예상했다.
원 의원은 “게임을 비롯한 디지털 문화에 대해 아날로그 세대가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찰이 생기고 이것을 무조건 막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이미 게임물등급위원회를 통해 게임에 대한 사전심의를 하고 있는 만큼 자율규제에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을 청소년들의 놀이문화로 이해하고 관리하는 차원에서 PC방 등에서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돌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원 의원은 심각한 게임중독 청소년의 경우 이미 방치되어 균형이 깨진 상황이기 때문에 일괄 규제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 가정, 기업, 학교가 함께 돌봄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 의원은 “게임규제 바탕에는 공부 이외의 모든 것은 전부 나쁘다는 생각이 있고 이런 생각으로는 청소년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