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삼성전자 스마트TV 차단 공방 장기화 조짐

KT와 삼성전자 간 스마트TV 차단 논란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KT는 10일 오전 9시 예정대로 삼성전자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차단 조치를 강행했다. 삼성전자는 조치 철회를 위한 가처분신청을 포함한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전날 접속 차단을 예고했던 KT는 이날 오전 8시께 삼성전자 측에 문의한 결과 협상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차단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KT는 “협상할 생각은 없다. 포털 등과 함께 망 중립성포럼을 통해 논의하겠다”는 삼성 측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KT는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차단 조치를 공지하고 배경을 설명했다. KT는 “스마트TV 제조사가 인터넷 망을 무단 사용함과 동시에 개통, AS 책임까지 통신사에 전가하고 있다. 협상을 시도했지만 소극적 조치로 일관하고 있어 접속제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KT노동조합까지 이날 성명서에서 “방통위의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대한 바른 인식과, 균형 잡힌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을 위한 보완 조치를 시급히 촉구한다. 더불어 스마트TV 제조사는 어물쩍 무임 승차할 생각 말고, 정당한 인터넷망 비용을 지불할 것”을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망 중립성 관련 현안 해결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 주관으로 관련 업체가 지난 1년 이상 협의체 또는 포럼 형태로 성실히 협의해 왔고, 오는 15일 올해 첫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KT는 무조건 망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으며 삼성전자는 방통위 망중립 정책 결정 후에 협의하자는 방침이었다. 이런 와중에 KT의 일방적 조치는 망 중립성의 사회적 합의 정신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이는 방통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것”이라면서 “스마트TV의 데이터 사용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KT가 제한 조치를 취하자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방통위는 법 위반 여부가 드러나면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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