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켄트 전 TI코리아 사장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아날로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납니다. 시장은 커졌지만 녹록하진 않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졌으니까요. 보다 공격적으로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지난 1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코리아 신임 사장에 부임한 켄트 전 사장(43)은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에 몸담은 인물이다. 워싱턴주립대학교에서 아날로그 회로 설계를 전공했고 온세미컨덕터·인터실 등에서 아시아 세일즈를 맡았다. 전 사장 선임은 아날로그사업을 키우겠다는 TI 의지가 투영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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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0% 이상이 아날로그 반도체에서 나오고 있지만, 이 분야는 대만·중국 회사들까지 진출하면서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TI는 사무실에 앉아서 사업을 해도 된다`고 했던 과거와는 천양지차다. TI는 1954년부터 반도체사업을 시작한 회사로, 50년 넘는 노하우가 아날로그반도체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기술력을 앞세운 영업은 가격을 앞세운 영업 전략에 부딪히고 있다. 발빠른 결정, 공격적인 사업 방식이 필요해졌다. 본사가 한국지사장에 최초의 외부 영입, 최연소인 전 사장을 낙점한 이유다.

전 사장은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며 “교육에 투자를 하면서 시장을 장기적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 사장은 우선 국내 대학 4곳에 아날로그 디자인 랩을 설립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디지털신호처리기(DSP) 분야에서는 매년 십여개의 랩을 설립해 무상으로 교육 지원했지만 아날로그 랩은 처음이다. 대학의 랩 지원은 사회공헌 역할을 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시장을 창출한다. 학생들이 잠재고객이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분야까지 랩 설치를 확대한 이유다.

전 사장은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에 아날로그 반도체 디자인센터를 설립했다가도 유야무야됐던 이유는 사실상 인력이 부족했던 것이 크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육과 사람에 대한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TI 전체에서 TI코리아의 역할도 크다. 휴대폰을 비롯한 컨슈머기기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의료기기 시장이 한국에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시장이 10% 성장하면 반도체 분야는 50%씩 크는 분야다.

전 사장은 새롭게 TI코리아를 맡게 된 만큼 우선적으로 조직융합에 힘쓸 계획이다. 그는 그동안 반도체 기업에 몸담으면서 조직융합에 가장 공을 들였다. 내셔널세미컨덕터와 합병, 신입사원 채용 등으로 TI코리아의 직원은 180여명이 됐다. 첫 출근을 하자마자 조직을 이해하기 위해 23개 팀 모두를 만날 미팅계획을 세웠다. 그는 직원 모두를 하루빨리 만나 새 TI코리아를 함께 만들겠다는 기대로 가득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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