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최초 원외(外) VDI 가동

의사가 병원 밖에서 모바일 기기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병원 밖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데스크톱가상화(VDI) 시스템을 오는 3월 국내 최초로 가동한다고 26일 밝혔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접목한 시스템이 가동되면 의사가 병원 밖에서도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모바일 기기로 모바일 전자의무기록(EMR) 등 시스템에 접속해 환자 의료 정보를 확인하고 원내 진료실과 같은 환경에서 실시간 조치가 가능해진다.
병원은 앞서 지난해 한국EMC와 모바일 클라우드 진료 시스템을 개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기기를 지급하고 이들이 병원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VDI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어 원외 VDI 시스템은 가동하지 못했다. 의료법에서는 환자 개인 진료정보 유출 가능성 때문에 외부에서 데이터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병원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정보보호학회 의료정보분과에 의뢰해 최근 3개월간 모바일 보안 전문업체와 컨설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외부 가상사설망(VPN)을 활용하면 의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최종 답변을 받았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일부 시스템을 모바일 비무장지대(방화벽이 이중으로 구축된 안전지역)에 구축한 후 외부에서 VPN으로 접근하면 이를 내부망으로 인정해 문제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병원은 일부 교수에게만 허용된 모바일 VPN 사용을 전 직원으로 확대하는 작업에 착수, 3월 초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또 iOS와 안드로이드OS용 모바일 진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애플 아이패드와 삼성전자 갤럭시탭 등 모든 스마트패드에서 진료가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고유 ID는 물론이고 다중 보안 시스템을 적용, 보안성도 한층 강화한다.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은 “앞으로는 의사가 원격지에서 회의 중에도 스마트패드 또는 스마트폰으로 응급실로 찾아온 긴급환자를 진료, 현장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조치를 지시할 수 있게 된다”며 “의료 서비스 품질 향상은 물론이고 IT로 귀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가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