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반도체가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우리나라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력반도체 시장 급성장에 따라 실리콘마이터스가 이 분야에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가 하면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등 대기업도 사업을 준비 중이다. 정부도 전력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대형 개발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전력반도체란 주 전원을 공급받아 각 소자에 필요한 전압으로 변환하거나 분배해주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모든 전자제품에 사용되는데다 전력 효율이 중요해지면서 전력반도체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연구조합이 아이서플라이의 시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전력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325억달러 규모를 형성했다. 2015년까지 411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성장률은 2010년부터 향후 6년간 연평균 5.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메모리 성장률(2.4%)은 물론이고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5.3%)을 상회한다.
특히 전기자동차나 스마트그리드, 대체에너지 등의 신시장이 창출되면 전력반도체 시장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전력반도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 시장은 페어차일드, 맥심, 인피니언 등 외국 기업이 장악해왔다. 그러나 최근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실리콘마이터스와 같은 성공사례가 나온데다가 대기업들도 원천기술까지 확보하면서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가능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전력반도체가 메모리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잇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최근 수년간 준비해왔다. 이르면 2분기에 관련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시장이 큰 모바일이나 디스플레이용 전력반도체, 전기자동차·신재생에너지용 소자 등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기 또한 자사가 공급하는 전원공급장치 등의 모듈에 전력구동칩 등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삼성종기원은 ‘질화갈륨(GaN)’ ‘실리콘 카바이드(SiC)’ 등 전력반도체용 소재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몇몇 중소기업들도 전력반도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실리콘마이터스는 창업 4년 만에 LCD용 전력반도체 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에는 모바일용이나 OLED용 신제품을 출시해 영역을 넓혀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대 팹리스인 실리콘웍스는 LCD 드라이버로 시작해 티콘, 전력반도체까지 토털솔루션으로 공급해 매출 3000억원대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정부도 전력반도체 시장 성장을 예상하고, 대규모 국책 과제를 추진 중이다. 지식경제부는 5년 동안 매년 300억원을 쏟아부어 새로운 시장에 필요한 전력반도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스마트그리드, 전기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민간 매칭 포함 총 2500억원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현재 예비타당성 평가를 받는 중이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올해안에 합격하면 이 프로젝트는 내년부터 시작된다.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사장은 “전력반도체 분야는 앞으로도 꾸준한 수요가 예상되는 분야”라며 “정부와 기업, 학계가 힘을 합치면 충분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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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