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품 · 소재 기업들 첨단 기술 앞세워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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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이가 만든 전기자동차 `티웨이브(TEEWAVE)`.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차체를 만들어 가벼우면서 충격에 강한 차를 구현했다.

 19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 8만여평에 이르는 대형 전시장에서 유독 한 제품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주인공은 도레이가 만든 전기자동차 ‘티웨이브(TEEWAVE)’.

 화학·소재 업체인 도레이가 ‘낯선’ 자동차를 선보인 건 가볍고 단단한 신소재,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도레이는 CFRP를 적용해 철로 만든 전기차보다 무게는 36% 줄면서 강도는 2.5배 향상된 차를 만들어냈다.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열린 전기·전자 전문 전시회 ‘넵콘(NEPCON) 2012’에선 일본의 첨단 부품·소재 기술들이 단연 눈에 띄었다.

 완제품에서 한국 등 후발 주자에 고전하고 있는 일본이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부품·소재만큼은 빼앗길 수 없다는 각오를 보여주듯, 전시장에 새로운 기술들로 가득했다.

 주관사인 리드재팬 마에조노 유히 사무국장은 “삼성·LG·현대자동차 등 한국 대기업 임원들이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넵콘을 찾는 이유”라며 “조금 전 현대차 임원도 차량 경량화 관련 소재 업체와 비즈니스 미팅을 했다”고 귀띔했다.

 이번 전시회의 공통된 특징은 일본의 부품·소재 기업들이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

 일본 전자기기 업체인 니덱은 희토류를 쓰지 않는 자동차용 전기모터를 처음 공개해 화제가 됐다. 희토류는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자동차용 모터에 쓰이는 영구자석을 만드는데 필수요소. 하지만 이 회사는 희토류를 철로 대신했다. 양산 준비까지 마쳐 내년 자동차 메이커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자신 있게 밝혔다.

 니덱 관계자는 “상용화에 있어선 우리가 가장 앞서 있다”며 “내년이면 소비자들이 실제 자동차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화학 역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적용한 자동차 부품들로 부스를 꾸렸다. 미쓰비시화학은 2017년 상용화를 목표로 안전 테스트 등 자동차 회사들과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도요타고세이는 경도를 높인 특수 폴리프로필렌(PP)을 개발, 자동차 보닛이나 펜더 등을 신소재로 바꿔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시회서 만난 국내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자동차 분야에 대한 준비가 철저한 것 같다”며 “주목해야 할 특징”이라고 평했다.

 

 ◇마에조노 유히 리드재팬 사무국장 미니 인터뷰

 -일본 전자 산업의 경쟁력 저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침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재료나 부품, 장비 쪽에 있어서는 여전히 앞서 가고 있다. 단지 기술 격차가 10년 정도에서 지금은 3년 정도로 좁혀지는 추세다.

 -실제 전시 참여 기업도 늘었나?

 ▲원자력과 지진에 대한 우려에도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었다. 첨단 기술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여전히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의 산업 트렌드는?

 ▲에너지 분야에 대한 관심 증가다. 차세대 자동차에 대한 준비들과 LED조명 등이 대표적이다.

 도쿄(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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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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