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재난망..."사업자는 근거 내놓고 정부는 결단 내려야"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이 이해관계자들의 이전투구에 누더기가 되고 있다. 대규모 재난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통신망을 갖춘다는 원래 목적이 실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행정안전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선정 2차 연구용역이 시작부터 난항에 부딪혔다. 상용망 이용 등을 주장한 통신업계가 이에 따른 근거를 내놓지 않고 있어 3개월로 설정된 연구 기간 내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다.

 당초 행안부는 지난해 10월, 와이브로와 테트라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자가망으로 재난망을 구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검증 결과를 발표했지만 통신업계의 상용망 이용 주장에 논란이 불거지자 한국전자파학회와 최근 연구용역 계약을 다시 맺었다. NIA 결과를 참고로 상용망에 대한 검토를 추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7일 NIA와 통신사업자연합회, 민간자문위원회 등이 모여 착수 보고회까지 열었지만 현재 상용망에 따른 효과 등 데이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 행안부 측은 통신업계의 창구 역할을 맡은 통신사업자연합회에 관련 자료를 빨리 넘겨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망 사업에 참여 중인 정부 관계자는 “작년 12월 말부터 연구가 시작됐지만 1월 중순이 지난 시점까지 관련 자료가 넘어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상용망 효과에 대한 검토가 주목적인 만큼 이에 대한 근거를 확보하지 않으면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은 재난에 대한 효율적 통합 통신수단을 갖추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00년 초부터 사업이 진행돼 왔다. 검토 10년이 가까워 오지만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노린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상충하며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른 논란이 격화되며, 시선이 몰리는 등 부담감이 상승하자 정부 역시 사업을 강단있게 밀고 나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재난망 사업에 참가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재난망 사업을 위해 매년 큰 손해를 감수하며 인력 등을 유지하는 상황”이라며 “두 번째 연구에서 첫 번째 결과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와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 그땐 또 어떻게 대응할지 답답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때문에 현재 재난망 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핸들링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통신학계 관계자는 “참여 업계는 각각 주장에 따른 데이터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정부는 이를 근거로 국가망 사업의 취지에 맞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라며 “이해관계에 휘말려 사업이 또 연기되거나 다른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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