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협업을 통한 중소기업의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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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영수 동화 대표 spalpeen@hotmail.com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경영 환경은 급격한 기술변화와 짧아진 제품 수명 주기로 기업의 신속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 욕구도 다양해져 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IT의 경우만 해도 신제품이 나오는가 싶더니 3개월도 안되어 기술이 진화한 제품이 출시돼 이전 제품은 소비자 기억에서 사라진다. 중소기업은 자금과 기술력, 마케팅 한계로 버거울 때가 많다. 일련의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중소기업 고민은 더 커졌다. 중소기업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협업이다.

 개별 중소기업 강점을 활용해 2개 이상의 기업이 시너지 효과를 만드는 협업은 중소기업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참여 기업은 자원과 비용을 공유해 경쟁 우위를 높이고 새로운 시장에서 신속하게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중소기업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정부도 중소기업 간 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협업 수요 확대 발굴, 인식 제고와 협업관리자 제도, 법률자문단 운영, 협업시장화 지원, 협업정보시스템의 안정적 관리운영 및 성과 분석 등을 하고 있다. 협업사업계획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판로 개척, 기술 및 제품개발, 원자재 구매 등에 소요되는 자금도 융자지원 해준다.

 필자가 운영하는 동화는 협업으로 큰 성과를 봤다. 육가공식품과 냉동식품을 만드는 업체로 2009년 매출 276억원이 넘는 비교적 탄탄한 업체다. 그러나 대부분 식품을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해 경제 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해결책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 때 해결책이 바로 협업이었다. 코팅 식품첨가물을 만드는 건우에프피와 협업은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냉동식품 시장을 선점할 신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었기 때문에 건우에프피가 가진 유산균과 홍삼 등의 코팅 첨가물 분야의 기술력을 육가공 식품과 냉동식품에 결합해 친환경, 기능성 식품 개발에 힘쓸 수 있었다.

 사업 분야가 다르지만 목표를 한 곳에 두니 식품 개발과 생산 기간을 단축해 경쟁사 제품보다 빨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데다 협업을 통해 초기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실제로 동화는 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건우에프피의 코팅 유산균 기술을 냉동식품에 접목해 ‘오븐구이 돈가스 및 그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는 성과를 올렸다. 바이오와 기능성 물질에 대한 전문 연구 기술력을 갖춘 건우에프피와 대량 생산라인을 갖춘 동화가 만나 친환경 냉동식품 시장을 선점할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냉동식품류는 최근 트렌드인 웰빙,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게 유산균은 열을 가하면 죽어버리기 때문에 가열 후 먹는 일반 음식으로는 섭취가 힘들었다. 동화는 중소기업이 꿈도 못 꿀 유산균을 가열 식품에 접목해 개발한 최초의 기업이 된 것이다.

 실적은 협업의 시너지가 담긴 선물이었다. 회사는 협업을 통해 2010년 매출을 305억원으로 끌어올렸고, 2011년에는 335억원, 2012년에는 385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또 협업 과제가 완료되는 2013년에는 매년 40% 원가를 절감해 국내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까지 확대할 계획을 잡고 있다.

 흔히 협업을 통해 기업의 비밀이 새거나 영업망을 놓치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고민하는 기업들이 많다. 그러나 협업하고자 하는 기업끼리 방향성과 공통의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확실하게 세우고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면 중소기업에게 멀게만 느껴졌던 대기업의 장벽, 세계시장 진출은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협업을 통해 2012년 임진년 흑룡의 해는 중소기업이 도약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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