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스마트셋톱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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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업계가 스마트셋톱박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스마트셋톱박스는 기존 디지털TV를 스마트TV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셋톱박스다. 인터넷 접속은 물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할 수도 있게 된다. 최근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스마트홈 주도권을 쥐기 위해 스마트셋톱박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케이블 방송사 몇 개가 스마트셋톱박스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IPTV 사업자도 연내 스마트셋톱박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스마트셋톱박스 시장을 겨냥한 칩을 출시했거나 목전에 두고 있다.

 스마트셋톱박스는 디코더(신호복원)와 같은 전통적인 셋톱박스칩 기능 외에 멀티미디어와 동영상 지원, 멀티태스팅 등을 지원해야 한다. 연산속도도 과거 1000DMIPS(디밉스, 명령어 처리 속도) 정도에서 2000DMIPS 이상을 요구하게 됐다. 이 정도면 저사양 스마트폰용 AP 연산능력 수준이다. 현재 최신 고사양 스마트폰 AP는 7000~8000DMIPS를 구현한다.

 트라이덴트는 최근 5000DMIPS 성능을 내는 듀얼코어 칩을 스마트셋톱박스를 겨냥해 선보였다. 시연에 성공한 이 회사는 올 여름께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듀얼코어 칩이면서, 스마트폰에 사용되어온 ARM 코텍스 A-9 코어를 사용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멀티프로세싱이 많은 스마트폰 수준까지 셋톱박스 성능을 끌어올려 스마트셋톱박스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국내 방송사업자와 셋톱박스 업체들이 성능 높은 셋톱박스용 칩을 찾고 있어 트라이던트는 국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홈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킹 핵심을 스마트셋톱박스로 보고, 이를 지원하는 칩을 출시했다. 이 칩은 HD 비디오 스트리밍, 게임, 온라인동영상(OTT) 등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체 코어를 사용한 듀얼코어 제품이다.

 국내 팹리스(반도체설계전문회사)인 텔레칩스는 스마트패드용으로 공급해온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일본 셋톱박스업체에 수출한다. 이 AP는 ARM코어를 채택한 안드로이드 기반 프로세서로, 셋톱박스에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셋톱박스용 전용 칩은 상반기 내 내놓을 예정이다.

 조항국 트라이던트코리아 사장은 “국내 방송사업자들이 스마트셋톱을 도입하기 위해 입찰을 시작했다”며 “국내에서는 2000~3000DMIPS 정도 성능을 내는 칩이, 해외에서는 5000DMIPS까지도 수요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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