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스마트워크 환경 구축을 위해 추진하던 PC 가상화 도입 계획을 전면 보류키로 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연구소 개발자 PC에 적용코자 검토한 데스크톱 가상화(VDI) 소프트웨어 도입계획을 보류했다. 대신 회사는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기반 문서 중앙화 시스템을 전사로 확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VDI 적용을 위한 개념검증(POC) 작업 이후 기능과 업무 효율성 결과를 놓고 다각적인 분석작업을 진행해 왔다.
회사가 VDI 도입 포기를 결정한 배경으로는 초기 IT 도입비용이 높은 데다 향후 투자해야 할 유지보수 비용을 고려하면 투자효율성(ROI)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테스트 베드가 된 연구소 개발자 PC에서 VDI를 구동하면 다쏘시스템 등 기존 3D 캐드 프로그램 실행 과정에서 속도저하 문제가 발생하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상반기 의왕연구소 30여대 PC에 시범적으로 ‘VDI POC를 진행했다. 여기엔 서버와 스토리지, VDI 소프트웨어 등이 결합된 통합 패키지가 쓰였다. 패키지 제작 업계는 현대·기아차가 전면적인 VDI 도입을 확정하면 대규모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업계 전반으로 VDI가 확산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삼성전자 등 PC 제조사도 클라우드 PC 시장확대를 점치며 기대를 걸었지만 의외 결과를 접하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VDI 도입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대신 지난해 시범사업을 통해 기능 및 도입 효과 검증이 완료된 EDMS 프로젝트를 전사로 확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가상화로 거둘 수 있는 이론적인 업무 효율성 향상 수준엔 미치지 못하겠지만 효과가 입증된 문서중앙관리를 전면 확대하면 어느 정도 업무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회사는 EDMS 시범사업에 이어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DK유엔씨, 한국오라클 등과 EDMS 기반 문서 중앙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지난 연말 완료했다. 문서 중앙화 기반 EDMS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전사 문서를 모아 분류 체계에 의해 관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회사는 판단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