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만 바라보는 개발사…HTML5, 국산 플랫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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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갈로어가 페이스북 웹 앱스토어에 내놓은 HTML5 기반 게임 `아트피트`. UI는 일반 앱과 차이가 없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페이스북·구글의 HTML5 플랫폼 전략

 지난해 5월 설립된 스마트기기용 게임 개발사 팬갈로어는 HTML5에 ‘올인’했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용 게임을 각각 따로 개발해 내놓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완원 본부장은 “네이티브 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던 웹 스펙이 HTML5를 활용하면 대부분 극복할 수 있는데다 롱텀에벌루션(LTE) 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웹 접속 환경도 훨씬 원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임 유통을 고심하던 팬갈로어가 첫 번째로 택한 건 페이스북. 페이스북에서 퍼즐게임 ‘아트피트’와 카드게임 ‘와일드 웨스트 솔리테르’를 포함한 4종 게임을 성공적으로 내놨다. 현지 언론에도 소개돼 미국 시장에선 제법 인지도도 얻었다. 페이스북과 유사한 형식으로 콘텐츠를 끌어모으고 있는 구글 플러스에도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HTML5 기반 모바일 콘텐츠를 유통할 만한 플랫폼이 없다. 미래 시장에 발 빠르게 대비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달리 아직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나 모바일 플랫폼을 운영할 힘을 가진 대기업이 움직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제2의 플랫폼 종속’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 10월 내놓은 모바일 앱에 HTML5 스펙을 대거 채택한 페이스북 웹 앱스토어 성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코드명 ‘스파르탄’으로 불리는 이곳에 등록된 앱 수는 지난해 55만개를 넘어서며 애플을 제쳤다.

 페이스북용 앱 중 대부분은 팬갈로어 게임처럼 ‘껍데기만 앱’인 웹 프로그램이다. 이는 PC 사용자에게 한정된 웹 콘텐츠 시장을 단숨에 모바일로 진입시켜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한 번 개발로 OS를 가리지 않고 유통할 수 있는데다 애플의 강한 통제에 질린 개발사 입장에선 대환영이다.

 구글은 HTML5 분야에서 페이스북을 닮아가고 있다. 크롬 웹스토어와는 별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구글 플러스에 HTML5 콘텐츠 수급을 늘리고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구글이 현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겠다며 직접 HTML5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무서운 속도로 생태계 영향력을 확장하는 이들에 맞서기 위해선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웹서비스 기업과 삼성전자·카카오와 같은 모바일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HTML5 콘텐츠 확보 경쟁에 한시라도 빨리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때를 놓치게 되면 iOS나 안드로이드가 그랬듯이 페이스북·구글 플러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국내 콘텐츠 업계가 쏠리는 모습을 지켜만 보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벤처가 상대적으로 소통하기 쉬운 한국 기업이 움직이지 않으니 HTML5 개발사 성장도 더디다”고 말했다. 팬갈로어와 타우, 블루가 등 규모가 크지 않은 벤처기업 소수에 불과하다. 징가가 2010년 9월 HTML5 개발툴 업체 ‘덱스트로스’를 인수하고 지난해 3월에는 디즈니가 HTML5 게임 엔진 벤처 기업 ‘로켓팩’을 사들이는 등 HTML5 관련 기업이 대형화하고 있는 해외 움직임과 대조적이다.

 

<페이스북·구글의 HTML5 플랫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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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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