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양대학교 컴퓨터공학과 3학년 재학 중이던 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수업을 듣고 있었다. 다른 수업과 다른 점은 교수님께서 매주 수업시간을 할애해 당일자 전자신문 기사를 검토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주셨다는 점이다.
신기술과 IT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는 종합신문이 아닌 IT 특성화신문을 처음 접하게 됐고 나와 전자신문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컴퓨터공학과 졸업 후 나는 큰 결심을 했다. IT와는 전혀 맞지 않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배우러 인문과학 분야로 편입한 것이다.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가 내가 선택한 전공이었다. 어떻게 신기술을 개발하는지가 아닌 도시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분석한 후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학문이다.
프로그램 구조와 개발만 배우는 학문이 아니라, 도시 공간 문제점을 분석한 후 나름의 논리로 구조 및 계획을 변경한 후 그 타당성을 주민에게 설득시키는 종합 학문이다.
편입할 당시 나는 ‘도시계획학’ 또는 ‘건축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컴퓨터공학과는 단편적인 기술만을 배우기 때문에 그 기술을 쓰는 사람의 관점을 잘 보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오로지 신기술, 신이론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아니면 경제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까라는 고민뿐이었다. 그러나 도시계획을 조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은 계획, 법률적인 제도뿐만 아니라 답사, 설문조사, 모형제작을 통해 그 도시의 상태와 문제점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분석하는 능력은 컴퓨터공학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도시공학과 학문을 접하면서 나에겐 또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IT 중에서도 특히 컴퓨터공학은 해가 다르게 발전한다는 것이다. 컴퓨터공학과 졸업 후 인문학을 배우고 있었지만 IT 정보력이 필요했다. 그래야 신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u시티를 꿈 꿀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도시공학과 안에서는 교수님, 조교 그 누구도 나에게 새로운 IT 신기술 및 트렌드를 가르쳐 줄 수 없었다.
이런 내게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전자신문이다. 전자신문을 통해 매일 같이 새롭게 쏟아지는 IT 트렌드를 보면서 ‘만약 전자신문이 없었다면 도시공학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았을까’는 생각도 했다. 전자신문은 나의 전공인 도시공학 중에서도 융합학문인 ‘공공 분야 컨버전스 엔지니어’로 진로를 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매일 신문스크랩을 하면서 IT 서비스 회사의 정보 혹은 향후 계획을 전자신문을 통해 보았다. 특히 2011년 10·11월 금요일마다 연재된 ‘IT서비스, 다시 시작이다’라는 특집 기사는 공공 서비스와 IT가 만나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다.
도시공학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 설계 능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컴퓨터공학의 핵심인 첨단 IT 개발 능력을 융합해 디지털 스페이스 컨버전스(DSC:Digital Space Convergence)와 같은 신 영역을 매주 나에게 일깨워 준 귀중한 특집 기사였다.
전자신문은 새로운 IT를 접하기 어렵고, 전문적인 학술지 용어를 이해하기 힘든 IT 비전공자들에게 가장 쉽고 빠르게 정보를 전해준다.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이 다른 학문 분야를 개척하는 사람에겐 IT와 인문학의 융합방법을 알려주는 학창시절 읽기 쉬운 백과사전 역할을 한다. 앞으로도 전자신문이 공공서비스 분야 컨버전스 엔지니어로써 사회에 힘찬 발걸음을 내 딛는 내 인생의 동반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동우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83dongw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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