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새해 하이닉스 인수비용 3조4000억원을 포함해 작년 대비 10조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인 19조원 투자계획을 5일 발표했다.
하지만 투자계획 발표 직후 검찰이 최태원 회장을 불구속 기소함에 따라 경영계획 집행에 일부 차질이 예상된다.
5일 SK그룹은 계열사별 경영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19조1000억원 투자와 7000명 채용을 골자로 한 2012년 그룹 경영계획을 내놓았다. ▶관련기사 3면
SK그룹 새해 주요 투자내용은 △시설 약 10조원 △연구개발(R&D) 1조8000억원 △자원개발 2조1000억원 △하이닉스 인수 3조4000억원 등이다. 나머지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잡기 위한 자본투자에 쓰인다.
새해 투자계획 19조원은 10년 전 2002년 3조원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R&D 투자액도 지난해에 비해 5000억원 늘어났고 10년 전에 비해서는 6배 증가했다.
SK그룹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는 인수 예정인 하이닉스와 주력 계열사 SK텔레콤에 집중 투자한다. SK그룹은 하이닉스에 인수비용 3조4000억원을 비롯해 시설과 R&D 등에도 추가로 투자할 방침이다.
SK텔레콤 통신 설비투자에는 사상 최대 규모였던 전년도 2조3000억원과 같거나 조금 낮은 수준인 2조원 초반대 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새해 상반기 4세대(4G) 롱텀에벌루션(LTE) 전국망 구축에 설비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에너지 분야 투자도 강화된다. SK그룹은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위한 자원개발 분야에 지난해 1조3000억원보다 8000억원 늘어난 2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그룹은 투자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 5000명에서 40%가량 많은 7000명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지난 3일 최 회장이 예고한 대로 사상 최대 규모 투자계획이지만 정작 최 회장은 불구속 기소 상태에서 경영계획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검찰은 5일 오후 최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악의 상황인 구속은 면했지만 무죄입증을 위해 법정 공방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일부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 최 회장이 강조한 글로벌 현장 경영도 차질이 예상된다.
정상적인 투자 집행 여부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렸다. 최종 인수를 앞둔 하이닉스와 주력 계열사 SK텔레콤 등에 대한 신속한 투자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이미 그룹 경영계획이 수립된 데다 검찰수사가 일단락된 만큼 각 계열사가 정상적으로 사업에 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